명지대 근처에 20여 년을 살면서,
늘 명지대 담벼락에 있는 추모 동판 옆을 지나면서도
아, 민주화 운동을 하다가 돌아가신 분이구나하고 생각하기만 했지
뭔지 정확히 알지도 못했다.
419나 6월항쟁이겠지하고 생각하기만 했지.
그러다가 어제 한국사 공부를 하다가 아? 그건 언제지?하고 찾아봤다.
깜짝놀랐다. 1991년 이었다. 내가 태어난 그 즈음이었고 노태우 정부 시절이었다.
나는 마냥 먼 과거의 일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독재? 민주화 운동? 시위? 그게 다 먼 옛날 이야기인 줄로만 알고 살았던 것이고 그만큼 주위에 무관심 했던 것이다.
1991년이었고, 그 추모 동판 바로 그 자리가 쇠파이프에 맞아 쓰러진 자리였다.
그렇게 사람을 때려 죽게한 5명의 전경들은 기껏해야 3년을 받았다고 하더라.
이 모든 게 그렇게 멀지 않은 때의 이야기라는 것이, 바로 내 주위에서 일어난 일이라는 것이, 그리고 그토록 무관심하고 무지했던 내 자신이 무서워지는 순간이었다.
그냥 조금 이상해졌다.
나야말로 잘 차려진 민주주의에 숟가락 하나 얹어놓고 있는 것이 아닌가?
눈치도 없고 염치도 없이 역사에 무임승차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내자신이 부끄럽고 무서워지는 순간.
사진출처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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