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면서 느낀 다른 점들에 대한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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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에서 크롭슈토크 시를 읊기 시작한 건 베르테르, 그리고 롯데와 베르테르는 동시에 “크롭슈토크!”이라고 외치지만
책에서 크롭슈토크를 먼저 언급한 것은 롯데.
사실 책에서 롯데가 크롭슈토크라고 말한 것은 현대인인 우리는 절대 알 수 없는 은밀한 뜻이 있기도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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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 끼리의 암호 vs 말러 2번 교향곡 5악장, 그 키워드 '클롭슈토크'

휴대폰이 나오기 전(1983년~ 1990년대)에 널리 쓰였던 일명 '삐삐'라 불리던 무선호출기(Bee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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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에서 베르테르는 처음에 롯데에게 약혼자가 있다는 사실을 모르지만
책의 베르테르는 처음부터 이 사실을 알고 있다. 롯데를 태우러 가는 마차에서 사촌들에게 듣기도 했고, 무도회에서 춤을 추면서도 주변 사람들이 계속 “알베르트”에대해 말하자 알베르트가 누구인지 롯데에게 물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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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롯데에는 동생이 6명인가 아무튼 많고 책의 베르테르는 아이들과 잘 놀아준다. 따수운 이웃집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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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베르테르의 베르테르는 여행다니는 나그네..?정도로 나오는데 책의 베르테르는 어머니가 받게될 유산과 관련해서 처리를 하기 위해 이 근방에 들른 것으로 나온다. 그리고 중간에 롯데를 떠나서는 어느 다른지방에서 공무원같은 일을 한다. 그러나 조직사회와 계급사회에 반감을 가지고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다 다시 발하임으로 돌아와 롯데 주변을 멤도는데 베르테르 어머니는 못마땅해 하시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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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베르테르의 베르테르는 노란톤의 옷을 입는데 책 베르테르의 상징은 노란 조끼와 푸른 연미복이다.
처음 롯데를 만나던 무도회에서 입은 옷이며 이 옷을 입혀 묻어달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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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 롯데가 준 리본은 다홍색이며, 베르테르 생일날 리본과 호메르스 책을 소포로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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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에서는 알베르트의 총이 장전된 채 진열된 것으로 보이지만, 책에는 장전되어 있지는 않다. 총을 빌려달라는 이야기 등을 하다가 베르테르는 총으로 자신의 머리를 겨누는데 알베르트는 이 무슨 충동적인 짓이냐며 경악한다.
알베르트와 베르테르는 누군가 자살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언쟁을 하는데, 알베르트는 절대 인정받지 못할 일이라고 하는 반면 베르테르는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그 사람의 처절함 등을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함.
뮤지컬에서 총을 머리에 겨누는 것은 2막에서 절정에 다 달았을 때이지만 책에서는 1부에서 이런 일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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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에서는 생략된 것 같지만, 베르테르는 산책 중 미쳐버린 청년과 어머니를 만나는데 알고보니 그 청년은 롯데 아버지에게 고용되었던 서기관이었음. 청년은 롯데에게 사랑에 빠졌고 이를 고백하자 해고되었으며 그 뒤로 미쳐버린 것. 베르테르는 이 청년을 보고 충격에 받아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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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에서 카인즈는 여주인과 사랑에 빠지고 그 오빠를 살해하는데, 책에서는 오빠에게 해고당하고 여주인의 새 하인을 살해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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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에서는 표현되지 않지만, 베르테르가 마냥 연애 초짜는 아님. 롯데를 만나기 전에도 연애했던 여성이 있으며 발하임을 떠난 사이에도 썸 정도 탄 여인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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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 베르테르는 자살을 시도하고 다음 날까지 사경을 해매다가 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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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 베르테르의 자살 소식을 들은 동네사람들은 비통해하며 베르테르의 임종 전에 찾아오고, 알베르트 역시 찾아온다. 장례에도 많은 사람들이 참여했으나 알베르트와 롯데는 롯데의 건강이 염려되어 참여하지 않는다.



 베네딕트 웰스거의 천재적인을 읽었다.

 


거의 천재적인

저자
#{for:author::2}, 거의 천재적인#{/for:author} 지음
출판사
단숨 | 2013-11-15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독일 문단에 혜성처럼 등장한 놀라운 신예, 베네딕트 웰스!"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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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작가의 현대소설을 읽어보고 싶어서 골랐는데!1

그런데 배경이 미국이다!!!

내용도 겁나 미국적임 ㅠㅜㅠㅜㅠㅜ

 

 

Aㅏ....

그렇게 첫 단추부터 어긋난 소설이었습니다...

 

게다가 청소년스러운 티가 참 많이 났다.

 

그치만 확실히 유전자 연구에 대한 생각할만할 거리들을 많이 던져주고 있고

거의 천재적인 반전도 숨어있다.

 

 

다만 결국 모든 것은 유전자인가...? 운명인가...? 싶은 찝찝함을 남기는 것 같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캐릭터들에 정이 안가

찌질함을 가지고 사는 캐릭터들이라고 무조건 정이 안가는 것은 아닌데, 묘하게 정이 닿질 않는다.

 

 

알랭 드 보통의

나너사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저자
#{for:author::2},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for:author} 지음
출판사
청미래 | 2013-01-15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2005년 4월 14일 'TV 책을 말하다' 추천도서. 남녀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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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편집자 잘못이다!!

이렇게 낭만적인 표지가 말이 되나???

 

차라리 영문판 Essays in Love의 수많은 책들로 둘러싸인 철학적인 표지가 맘에든다.


Essays in Love (Paperback/ Abridged Edition)

저자
Alain de Botton 지음
출판사
Picador | 2006-01-20 출간
카테고리
문학/만화
책소개
A revised edition of a classic 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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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빠진 후부터 그 사랑이 끝나는 과정의 각 단계 단계를

철학적.... 이라고 까진 할 수 없고 아주 깊이 사고해 써냈다.

 

 

사랑이란 지극히 감정적인 것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엄청 추상적일 줄 알았는데,

전혀!

작은 감정 변화 하나 하나도 깊이 있게 다룬다.

 

그래서 처음 몇 장 읽고 든 느낌이...

지극히 감성적인 소재를 참 이성적으로도 썼구나 하는 느낌.

 

 

사랑을 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고,

어쩌면 내가 그때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 혹은 그/그녀가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스위스 국적의 영미권에서 교육받은 사람이 쓴 사랑에 관한 에세이를 읽으며

사랑이란 감정은 역시 국경을 초월해 똑같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소설이긴 하지만 마법같은 사랑이 아닌, 지극히 평범한 연인의 이야기어서 좋았다.

오히려 너무나도 평범해서 소설같았달까?

 

의외로 감정이입이 되는 소설이라 ㅋㅋㅋㅋㅋ

처음 사랑에 빠질 때는 달콤하게 읽어나가다가

마지막 부분에는 읽기 버거웠다. 과도한 몰입은 건강에 해롭;

 

 

흥미로웠던 것은 주인공이 사랑에 '빠지긴' 했는데,

사랑에 빠지는 이유는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이유를 제시하지 않는다.

못하는 것인지 안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이해는 한다.

사랑을 하며 일어나는 감정의 변화, 사랑하니까 혹은 사랑하지 않으니까 하는 행동에는 이유를 달 수 있겠지만

그 사랑에 왜 빠지게 되는가는 누구도 알 수 없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어판 제목은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기 때문에 On Love라는 제목이 제일 적합한 것 같기도...

 

 

그리고 마지막으로 ....

주인공이 현실 내 남자친구라면 좀 짜증날 것 같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매사에 의미를 발견하고 이유를 탐구하는 사람 .. 멋지긴 한데 나중엔 지칠 것 같아.

 

 

 

파브리스 카로의 플라스틱 피플을 읽었다.

그냥 단지 프랑스 현대 문학을 읽고 싶어서!

 


플라스틱 피플

저자
파브리스 카로 지음
출판사
브리즈 | 2007-07-23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끊임없이 서로를 속이고 의심하는 이 시대의 창백한 초상을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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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읽고 난 후의 생각은 ... 무엇을 믿어야 하는가? 하는 생각.

 

소설 가득 회색의 도시 색깔이 짙다.

그리고 인간 사이에는 공허함만이 감도는 것 같았다.

 

누구도 믿어선 안될 것 같고, 참이라고 믿었던 것들을 의심하게 만드는 소설이다.

 

조금 찝찝함을 남기는 소설이지만, 재밌기는 했다.

작은... 반전 스러운 면도 있었고. 저 단체는 무엇인가?하는 스릴러같은 느낌도 받았고.

 

 

 

다만 나는, 그렇게 꾸며지고 고용된 인간관계 속에서도 진심은 통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연기였다고 해도 인간 사이에 신뢰를 구축해나갈 수 있는 건 아닐까하는...

조금 나이브해 보일 수도 있겠지만, 인간에 대한 믿음을 놓치고 싶진 않달까???

 

 

 

희곡 작가를 꿈꾸는 주인공 캐릭터답게,

소설은 짤막한 막으로 구성된 듯한 느낌을 준다.

그렇기 때문에 짧은 호흡으로 몰아치며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현대 사회의 문제를 꼬집고 있는 소설, 플라스틱 피플이었다.

 

 

이사카 고타로 소설을 읽었다. 

원래 중력삐에로, 골든슬럼버, 명랑한 갱 .... 등등 이 사람 소설을 좋아한다.

그래서 작가 이름만 보고 고른 경우.

 

SOS 원숭이


SOS 원숭이

저자
이사카 코타로 지음
출판사
랜덤하우스 | 2010-07-23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2010년 최신간, 요미우리 신문 연재작 작가 데뷔 10년,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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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타 작품에 비해 내 스타일은 아니었다.

기본적으로 내가 이사카 고타로 소설을 좋아하는 이유는, 도심의 블랙코미디 ... 같은 느낌이 좋아서인데,

여기는 서유기 이야기가 많이 나오기 때문에, 문체에서부터 도시의 차갑고 날카로운 느낌이 덜 든다.

 

서유기를 차용하는 것도 그렇고 엑소시즘도 그다지 '도시적'이진 않은 소재인 것 같다.

어느 정도 현대화 시키려는 노력은 보이지만 별로 흥미롭지 않았다.

 

 

그치만 여기 나오는 주인공들을 활용해서 또 다른 즐거운 기야기를 구상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

무궁무진하게 새로운 스토리를 짜낼 수 있을 것 같아서 기대가 된다. (작가맘이지만ㅋㅋ)

 

 

빠르고 어디로 튈 지 모르는 전개...는 역시 이사카 고타로 다웠다

정말 기발한 사람인 것 같다.

독특하게 구성된 챕터 구성으로, 처음에는 이게 도대체 뭘까.... 하는 마음 반,

이걸 어떻게 연결시킬까?!?! 하는 기대 반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짠~하고 이어졌을 때의 쾌감이 있다. 이사카 고타로는.

 

 

이 소설에서는

가정 폭력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고 ..

또 어떤 사건의 이유, 원인을 찾는 것에 대해서도 생각했다.

원인에는 또 다른 원인이 있는 법이라 끈덕지게 파고 들어서 근본적 원인을 살펴보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구급차 사이렌 소리를 듣고 '누군가 도와달라고 울고있는 것'이라고 해석하는 부분.

살다가 종종 사이렌 소리를 듣는데 ... 한번도 누군가 위험에 처했다는 생각은 못해본 것 같다.

누군가에겐 한시가 급한 일이고, 생명이 달린 위급한 사인일텐데

나에게는 그냥 일상에 불과했던 것이다.

그래서 조금은 도시에 젖어버린 내가 무섭고 생경해졌다.

 

 

 

<스포주의>

또 항상 권선징악적인 결말로 끝나곤 하는데, 속 시원하다.

난 단순해서.... 악이 승리하는 건 못 봐주겠덜.

 

하지만 다른 작품에 비해서 끝마침이 깨운하지는 않다.

 

그러고보면 이사카고타로는 항상 절대적인 악을 등장시키는데, 그 악의 캐릭터는 정말 '악'할 뿐인 것 같다.

입체적인 캐릭터는 없는 것 같고, 그냥 본질 자체가 악한 사람.

세상에 진짜 이런 사람이 있을까 싶은 생각도 들고 ... 그것이 온전히 그사람의 잘못인 것일까 하는 생각도 들고 ...

그렇게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무조건적인 악이기 때문에 매력적인 것 같기도 하고 그렇다.

 

하지만 대체적으로 입체적인 악이 더 매력적인 것은 사실.

 

 

 

무엇보다 서유기에 익숙하지 않아서 그랬던 것 같기도 하다.

 

 

 

20150228 

정의란 무엇인가

JUSTICE: What's the right thing to do?

 


정의란 무엇인가

저자
마이클 샌델 지음
출판사
김영사 | 2010-10-20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전 세계의 석학들은 왜 정의에 주목하는가? 지금, 정의란 무엇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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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책은 많고 많아서, 읽어도 읽어도 유명한 책이 많다.

은근히 하나하나 클리어해 나가야 한다는 마음이 들어 ㅋㅋㅋㅋㅋㅋ

 

설연휴 동안 비문학 한 권, 문학 한 권을 빌려다놓고 섞어가며 읽었다. 참 잘한 선택이었다.

지적 탐구도 해보고, 소설로 흥미진진한 시간도 보내보고-!! (소설은 이사카 고타로의 '사신의 7일'을 읽었다.)

 

 

아무튼,

정의에 대한 공리주의자유지상주의의 입장을 설명하고, 잘못됨을 논리적으로 설득한다.

 

나는 얼마나 안일하게 '정의'에 대해 생각했는지 깨닫게 되었다.

때로는 너무나도 공리주의적으로, 그리고 자유주의적으로 생각했던 것이다.

행복을 쉽게 도량화해서 타인의 삶을 재단해내려했고,

때로는 하고 싶은대로 하면 되지하는 무책임한 자세로 문제를 간단히 치부해버리곤 했다.

 

책을 읽는 동안 나는 얼마나 냉혈한 사람이었나 돌이켜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앞부분은 예시가 너무 극단적이어서 오히려 와닿지 않았는데, 뒷부분에 각종 현안들을 세 가지 정의의 측면에서 해석하는 부분이 참 흥미로웠다.

논리적으로 상대를 설득하는 사람은 참 멋지다는 생각을 했다. 특히 그 사람이 냉혈한이 아니고, 사회 전체의 미덕을 수호하고 장려하려는 정의로운 사람이라면 더욱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 복잡한 생활 속에서 가치를 판단할 때 올곧은 자신만의 신념을 가지고 선택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확고한 기준이되 옳은 기준을 세우고, 또 그것을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고 싶다.

 

 

 

철학적인 이론 설명은 조금 어렵기도 했지만, 책에 등장하는 여러 예시들만 훑어보더라도 충분히 읽을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었다.

 

 

 

강신주의 상처받지 않을 권리를 읽었다.

 


상처받지 않을 권리

저자
강신주 지음
출판사
프로네시스 | 2009-07-01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자본주의, 형형색색의 어둠 혹은, 바다 밑으로 뚫린 백만킬로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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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에 관한 담론을 여러 철학자/소설가의 글을 인용제시하고 풀어나가는 책이다.

사실 정확히 말하자면 '현대 대한민국의 자본주의'라고 하는 편이 맞겠다.

자본주의가 건강하게 발달했더라면 일어나지 않았거나, 혹은 이렇게까지 큰 문제가 되지 않았을 사안에 대해 다루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우리의 자본주의가 얼마나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는가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었는데...

왜 이렇게 살기가 팍팍해졌는지 생각해볼 수 있었던 것 같다.

 

평생을 도시에서 살았던 나로서는,

'나는 얼마나 도시의 사람인가'하고 느끼기도 했다.

자본주의 논리를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 적용해 왔던 것 같더라.

 

인간의 삶을 편리하게 하기 위해 발명된 '화폐'라는 수단이

어찌하여 본래 목적이었던 '인간'보다 앞서 그 자체로 목표가 되어버린 건지 잘 모르겠다.

 

 

여느 인문학이 그러하듯, 책에는 뚜렷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는다.

어쩌면 뭉뚱그려 표현되어서 책을 모두 읽은 뒤에는 허무함이 남을 수도 있지만,

나는 그게 인문학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질문을 던지고, 독자에게 그 다음 생각을 맡기는 것 까지가 인문학이 수행하는 역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나는 만족한다.

 

 

책은 참 친절하다.

각각의 철학자들의 구절이 있고, 강신주씨의 친절한 설명이 이어진다.

저엉-말 친절하다. 부담스럽게 친절하다.

나중에 가서는 인용절은 읽지 않고 설명만 읽어도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게다가 불친절한 인용절과 친절한 설명절의 첨예한 어투 대립으로 인해 ㅋㅋㅋㅋㅋㅋ

'~다' / '~습니다' 체가 막 헷갈리는 어이없는 상황이 발생ㅋㅋㅋㅋㅋㅋ ....나만그래?

 

아무튼 누구라도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인 것 같다.

 

 

 

여러 생각이 들었는데,

그래서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하냐는 것.

자본주의를 뒤엎자고 주장하는 책은 아니었다. 다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잊고있던 인간성을 회복하자는 일종의 경각심을 깨우치는 책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상이라든지, 다른 작가들의 책을 찾아 읽고싶게 만드는 책이었던 것 같다.

 

 

책을 반납해버려서 인상깊었던 부분을 다시 적을 수가 없어졌는데 ㅠㅜㅜ

기억나는 부분은 역시

내가 욕망하는 것이 정말 내가 욕망하는 것일까? 하는 문제 제기.

그리고 여성의 삶이 예전보다 나아졌는가 하면 그건 아니다라는 이야기.

즉, 자본주의는 자유를 준 것 같지만 사실은 '소비할 자유'만을 준 것이라는 이야기.

 

 

그런데 난 지금 내가 욕망하는 것이, 정말 내가 욕망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타인의 눈을 봐서, 패션을 따라가기 위하여, 과시하기 위해서 ... 사치를 한다 해도 뭐 어떤가?

어찌됐든 타인의 눈을 신경 쓰고 싶은 것도 나이고 ... 유행에 뒤쳐지고 싶지 않은 것도 나이고 ... 나 자신을 뽐내고 싶은 것도 나인 것을.

인간은 원래 가지지 못한 것을 욕망하고, 정작 그것을 얻었을 땐 허탈해 하는 것 같다.

그게 내가 진정 욕망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허탈해 하는 것이라고 단언하기는 힘들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 정~~~말 먹고 싶던 과자를 먹고 나서도 역시 허탈하기 때문에. 

 

 

- 그밖에 생각

어떤 사회가 좋을까? 계층간에 움직임이 가능하고, 또 방법이 정의로울 수 있는 사회. 공정한 사다리가 놓여있는 사회.

어떤 지도자가 좋을까? 전체의 이익을 위하는 지도자여야 한다는 생각은 위험할 것이고, 아예 불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인간은 누구나 이기적이며 실수를 한다. 분명 어떤 훌륭한 지도자라도 간과하고 지나갈 계층이 존재할 것이다.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를 읽었다.



멋진 신세계

저자
올더스 헉슬리 지음
출판사
혜원출판사 | 2008-08-25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영국의 소설가이자 평론가인 헉슬리는 해박한 지식과 날카로운 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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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쓰면섴ㅋㅋㅋㅋ 내용 설명만 들었을 때, 뭐 이런 볍신같은 책이 있지 ^.^? 했는데

그게 이거였어!!!??


그런데 흥미롭게 보았다.



1984와 같은 부류의 디스토피아 소설이다.

책소개에 나오 듯, 헉슬리의 지적인 위트가 돋보이는 책이었다.

그리고 작가의 잔인한 상상력이 돋보인다.



우선은 '안정성'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누구나 동경하는 안정적인 상태, 위기가 없는 상태가 과연 최선의 상태인가 하는 생각이다.


책은 포드가 개발한 대량 생산을 온 사회의 기틀로 잡은 사회에 대해 묘사하는데,

자동차, 기계가 아니라 사람 까지도 대량 생산을 한다.

다양성에서 오는 위기가 없는 백 퍼센트 변하지 않는 안정된 사회를 유지하기 위하여.


모든 변동 가능한 것들은 억제시키는 사회가 등장하는 것이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이런 억제된 사회 속에서도 자신만의 '다른' 개성을 가졌고, 그들 사회에 불만감을 가지게 된다.

계속된 세뇌 교육에도 등장 인물들은 잘못 주입된 알코올, 작은 키, 혹은 너무 뛰어난 지적 능력 같은 개성에 의해 모순을 감지한다.



컨베이어 벨트에서 대량으로 생산되는 상품들을 보며 당시 작가가 우려했던 것이 무엇일지 알 것 같았다.

똑같이 찍혀 나온 상품들로 채워지는 자본주의 사회.

조금이라도 다른 불량품은 위기를 초래한다는 생각과, 안정성이 최고의 가치가 되는 사회.


디스토피아 소설의 매력이란 것이 최악의 상황을 상상해 보고, 지금 잘못된 점을 반성하고 최악의 상황이 되지 않도록 돌아볼 수 있게 해 주는 점인 것 같다.

멋진 신세계도 우리에게 자본주의 사회의 문제점을 돌이켜 보게 하는 것 같다.




그러나 나는 지금처럼 버라이어티한 세상이 좋다.


책 속의 사회는 발전이 없다. 안정됨의 반대는 변화와 몰락이 아니라, 발전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사회는 개성과 다양성에 의해 발전되고 있다.

적어도 그렇게 믿고 싶다.

비록 책 속에서는 누구도 그 틀을 깨지 못했지만..


나 '표백' 읽고도 그렇고 ㅋㅋㅋ 되게 긍정적이다 ㅋㅋㅋ



아,

그리고 사회를 발전시킬 다양성을 인정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무엇보다 중요할 것 같다.

세뇌된 사회에 사는 포드 세상의 사람들은 계속해서 서로를 견제한다.

1984에서 처럼 감시자, 빅브라더가 도처에 깔린 것도 아니다. 하지만 그들은 서로가 서로를 감시하고 자제시킨다.


다양성을 보호할 수 있는 사회가 얼마나 중요한지...



아 졸리고.. 무엇보다 읽은지 1주일이 넘어서 가물가물하다.




이야기를 떠나서,

헉슬리.. 참 똑똑하고, 그 똑똑함에 대한 자부심이 엄청난 것 같다.

특히 셰익스피어에 대한 자부심.

영부심.

멋지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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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작 표백을 읽었다.

대충 내용을 전해 들었었는데 역시 문제작은 문제작이다.

 


표백

저자
장강명 지음
출판사
한겨레출판사 | 2011-07-22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세상은 흰색이라고 생각해. 너무 완벽해서 내가 더 보탤 것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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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표백사회에서 살고있는 한 청년으로서, 어느 부분은 처절하게 공감됐고

또 어떤 부분은 너무나도 공감되어서 부정하고 싶기도 한 소설이었다.

 

소설이라기 보다는 에세이 같기도 하고 ....

어찌보면 '이야기' 자체에는 그다지 매력이 있지 않았다.

흥미로운 이야기도 아니었고 뒤가 궁금한 스토리라인은 없었다.

 

하지만 등장인물의 말과 생각 속에서 사회를 꿰뚫어보는 어떤 인사이트가 보이는 듯 했다.

그런 생각을 읽는 것이 즐겁고 또한 어쩔 땐 경악스러운 소설이었다.

 

특히나 정말 가까운 현대의 이야기이고 했지만, 신촌이 배경이었기 때문에 눈 앞에 왠지 상상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었다.

작가 장강명씨가 연세대를 나왔기 때문일까.

평범한 대학생, 평범한 대학가를 배경으로 하였기 때문에 더욱 실감나는 소설.

 

어느정도는 동감한다.

지금 세상은 너무나도 하얗고, 더이상의 변화가 필요하지 않다.

어느새 부턴가 '혁신'이라는 단어가 유행하고 있지만, 사실 우리에게 '혁신'은 필요하지 않다.

안정적인 사회에서 더이상의 '혁신'은 필요하지 않다.

 

아, 오히려 혁신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더욱 더 혁신을 구하는 사회가 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변화의 기준이 낮아진 것도 같다. 더이상 혁명은 필요하지 않아진 사회..

 

이런 사회에서 어떻게 취업하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모르겠다.

사회에 기여하는 사람이 아니라, 완전히 pure한 사회에서 튀지않기 위해 살아야 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지기도 하고...

 

그래도 나는 우리 사회가 어떤 방향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어쩐지 그런 느낌이 든다.

있던 것이 없어지고 엎어지는 것이 아니라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가까워지고 있는 것일 꺼라고 믿는다.

 

세상에 불필요한 사람도 없고, 자살하고 싶지도 않다.

어쨌든 살아서 세상을 냉소하라. 나는 그런 편을 택하겠다.

 

 

 

 

 

 

신경숙의 외딴방을 읽었다.

오랜만에 한국 소설이고, 또 여성 작가의 소설을 읽었다.

 


외딴방

저자
신경숙 지음
출판사
문학동네 | 2014-01-15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문학동네 한국문학전집 발간에 부쳐 한국문학의 ‘새로운 20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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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딴방을 이제와서야 읽어보았다.

 

유려한 문장 덕에 빨려들어갈 듯이 읽을 수 있었다.

그러면서도 독특한 구성...

현재 소설을 쓰고 있는 작가인 '나'와 그 시절의 '나'이자 소설의 주인공인 '나'의 이야기가 번갈아서 나오는데

단순한 구조이면서도 흥미로워서 빠져들 수밖에 없다!

 

진짜 오랜만에 한국 소설을 읽은건데...

역시, 작가의 문장력 만세이다.

국어가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다니~!!

그리고 이렇게나 한국의 정서를 잘 표현할 수 있다니...

 

 

읽는 중간중간 나도모르게 눈물이 핑-도는 순간들을 마주한다 ㅠㅜㅜ

소설 인물 하나하나가 너무나도 안된, 사랑스러운 사람들이어서...ㅜㅜ

 

 

모두 자기 뜻과는 상관 없이 책임을 지고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이다.

개인의 행복을 위해서는 물론이거니와 국가적 사회적 책임을 지고, 희생을 해야만 했던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

 

여섯의 자녀를 기르는 시골의 아버지,

배우지 못한, 딸을 오빠들 밥순이로, 공순이로 보내야 하는 어머니,

장남으로 동생들을 보살펴야 하는, 그 때문에 여자와 헤어질 수밖에 없던 큰오빠,

동생과 집안을 책임져야만 했던 시절의 모든 언니들..

모두가 그 시절 우리 사회를 책임져야만 했던 사람들이다.

 

그래서 아름답고 숭고하기도 하면서도 안타깝다 ㅠㅜㅜ

그렇게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외딴방 한켠으로 외면되어진 사람들.

 

에효 뭐이렇게 눈물 낼 일이 많은 나라에 태어났을까

 

 

 

아무튼 형언할 수 없이 좋은데,,, 나는 너무 졸릴 뿐이고..

짚어야할 부분이 너무 많아서 엄두도 안 날 뿐이고...ㅎㅎㅎㅋㅋㅋ콬ㅎㅋㅎ코코

 

 

 

단편소설인지 모르고 봤다.

레이먼드 카버의 대성당!

 

단편집임에도 불구하고... 갑자기 바뻐져서 시간은 참 오래걸린 듯 ㅠㅜㅜㅜ

하루에 하나씩만 읽어도 12일이면 읽을텐데 그것보다도 더 걸렸다 ;ㅅ; 헿..

 

 

아무튼 단편은 잘 읽어본적 없는데, 개인적으로는 프레시한 느낌을 얻을 수 있었다!

 


대성당

저자
레이먼드 카버 지음
출판사
문학동네 | 2007-12-1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레이먼드 카버의 대표작 『대성당』'헤밍웨이 이후 가장 영향력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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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도 간결한 문체, 하지만 자세한 세부묘사가 돋보였다.

깔끔하지만 깊은 맛!!

게다가 번역은 김연수! 영문과 나오신지 몰랐쟈나여 ㅇㅅaㅇ.

번역의 힘을 믿는 사람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많이 번역해주셨으면 좋겠다.... 아 글도 쓰셔야 하는데...

 

 

아무튼 다시 레이먼드 카버로 돌아와서...

공기를 읽는다는 느낌이 들었고, 시각을 읽는다는 느낌이 들었다. (시간도 아니다, 시각! 아니 시점?)

어떤 사건을 다룬다기 보다는 그 사건의 묘사를 중점으로 한 짧은 이야기들...인데..

 

예를들면 '대성당'은 대성당에서 일어난 사건을 기승전결로 풀어낸 이야기가 아니다.

대성당에 관해 대화하는 한 시점을 표현하는 소설인 것이다.

 

이야기가 아닌 묘사이기 때문에 가끔은 지루하다가도, 어떨 때보면 멋지다 부럽다.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 있었다한들

나같은 사람이라면 그냥 넘어갔을 작은 변화, 작은 움직임조차 놓치지 않고 표현한다.

그렇기 때문에 나와 같은 시간을 산다고 하여도, 나보다 몇 배는 깊게 사고하고 느끼며 살 수 있을 사람....ㅜㅜ

그런점이 부럽다.

같은 시간을 좀더 짙은 농도로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 ㅠㅜㅜ

 

 

깃털들

체프의 집

보존

칸막이 객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

비타민

조심

내가 전화를 거는 곳

기차

굴레

대성당

 

 

모두 읽으면서는 (역시 단편에 익숙치 않은 사람이라) 응?? 그래서? 그게 뭐 어떻게 된건데?? 라는 생각도 했지만......

지나고 보면 여운이 깊게 남는 식이다.

 

 

문을 여는 첫 이야기 '깃털들'은 독특하고 맛깔나서 흥미를 끌고

어떨 때는 슬프기도 하고, 마음도 아프고 하다가

마지막 '대성당'에서는 어떠한 합일을 보고 감동할 수 있었다.

 

 

사실 '대성당'은 어디선가 읽은 기억이 난다?_? 어디서.. 읽었더라.

그런데도 감동적이다.

 

이야기 속에는 수많은 ''와 '그녀'들이 등장하고, 그와 그녀들은 대개 단절되어 있다.

서로 교류하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은 마치 우리들 모습을 보고 있는 것 같았다.

게다가 그들은 어딘가 모르게 결핍되고 모자란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더더욱 나 자신을 보는 것 같아서

콕콕-찔린다.

 

하지만 마침내 '대성당'에서 합일을 이룰 때 오는 감동은..

대성당의 등장인물들뿐만 아니라 어쩌면 단편집에 등장하는 모든 갈팡질팡하는 캐릭터들의 하나됨을 본 것 같은 느낌이다.

따로따로 떨어진 이야기임이 분명한데도

어쩌면 긴 흐름으로 된 장편소설 같은 느낌도 들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 단절된 나 자신이 세상과 합일되는 느낌도 ....ㅋㅋㅋㅋ

 

 

맹인의 손을 잡고 맹인이 보는 것을 볼 수 있게 되는 것.

그것은 아무래도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타인의 손을 잡고 받아들일 때 비로소 그와 교류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다.

다르지 않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직접 손을 맞잡는 것...

참 멋진 소설이었다!

 

 

"평생 대성당을 짓고도 결국 그 완성을 보지 못한 채 죽는다더군. 이보게, 그런 식이라면 우리도 별반 다르지 않은 게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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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언 반스의 맨부커상 수상작,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를 읽었다.

반전이 있는 소설이기 때문에 혹시라도! 읽을 생각이 있다면, 리뷰는 찾아보지 않고 읽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삐용삐용)

...........근데 난 변태같아서 리뷰를 다 읽어보고..... 결말까지 갔지요....

근데 정말 리뷰 몇개.. 하다못해 책 뒤에 추천사 같은 거 읽어보면 100%는 아니어도 반전의 촉이 온다... 주의.....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저자
줄리언 반스 지음
출판사
다산책방 | 2012-03-26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2011 영연방 최고의 문학상 맨부커상 수상작! 영국 문학의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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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결론적으로 이 책의 제목과는 완전히 다르게,

예감은 완전히!!! 틀린다.

예감이 틀리지 않기는 무슨?



다산책방에서 나온 책으로 역자의 말까지 다~해도 267페이지밖에 되지 않는 비교적 짧은 소설이기 때문에

하루 정도 투자하면 읽을 수 있는 책이지만...

그런데 그렇게 쉽게 읽히지는 않는 책인 것 같다.


우선은 사용하는 언어가... 굉장히.... 지적이랄까? 하여간 어렵고 철학적인 투가 많기 때문에...

.....@_@

헿..

영국 꼬맹이들은 다 똑똑한가봉가...@_@ 하게 된다. (하지만 읽어가다보면 아... 허세구나... 싶기도 해진다.)


그리고 또한

특이하게 1부와 2부로 나누어진 구성인데, 2부까지 읽고 나면

다시 1부를 읽어보게 만든다! 그런 책이다.




정말 구성적으로 독특하고 그러면서도 완벽하다는 생각이 든다.

책 뒤편이었나...? 상을 받기엔 너무 짧은 소설이라는 비평에 줄리언 반스는 이 책은 독자로 하여금 다시 읽게 만들기 때문에 300페이지 짜리 소설이라고 반했다고 하는데...

ㅎㅎㅎㅎㅎ 자부심이 넘치시네.

하지만 맞는 말이다.

참~ 똑똑한 작가가 쓴 책이라는 생각이 엄청나게 든다.



책의 주제... 주제라고 할 수 있는 것이 너무 많다.

시간, 역사, 인간, 그리고 책임 정도일까?

아무튼 인생에 대한 깊은 고민을 이끌어내는 소설인데...


그것을 싣고 달리는 '이야기'는 요즘의 실태를 반영한건가 싶게 충격적인 반전(?)으로 흘러간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면에서 평가절하...랄까..... '그래서 반전이 뭐지!!??'만 남기게 되는 느낌도 있고 (반전지향주의..?)

반대로 그런 반전 때문에 그다지 좋은 책은 아닌 것 같기도 하게 느껴지기도 하다.



그리고

잘 읽히지 않는 문장이어서, 혹은 구조를 다시 끼워 맞추기 위해 앞으로 다시 가야한다는 점 말고도

나를 힘들어하게 한 요소가 있다면...


바로 주인공인 토니가.... 정말 짜증나는 부류의 사람이라는 것이다. 정말 초강력 '신뢰할 수 없는 화자'를 만났다.

본인은 본인을 굉장한 통찰력을 가진, 신사 (그래 영국인은 그게 문제야!!!)로 그려내고, 또 우리에게 주입시키고 있지만..

어렴풋이 느껴지는 그의 됨됨이에서...... 상종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라는 냄새가 폴폴 풍겨온다.


1부에 베로니카가 무슨 아버지 손을 탔을 애일지도 모른다고 자기 멋대로 상상하는 부분에서 이미... 역겨워졌는데...;ㅅ;

갈수록..... 야비하고, 비열하고, 거짓의 탈을 쓴 인간임이 느껴져서..

나레이터에게 동의할 수 없어져서 후반부는 정말 힘들었다.


소설에서는 별거 아닌 애피소드로 지나갔지만, 보험사와 일종의 힘겨루기를 할 때.

자랑스럽게 그 이야기를 하는 것이나, 또 그걸 베로니카에게 전략이랍시고 쓰는 것이나..

그런 걸 보면...

참 치졸한 인간상의 비열한 자기 위안서,,,,로 느껴지기도 한다.


아, 그래서 어쩌면 제목인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라는 말이 나레이터인 토니가 하는 말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철저히 자기 보호 본능에서 나온 말...?

어쩌면 나~중에 가서는 '그래 그집 엄마가 좀 이상하긴 하더라니까~ 내 예상이 맞았어' 따위의 말을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기에...




그러고보면

책 속에 모든 힌트가 있는 소설이다.


이런 토니의 인간상도, 본인도 어렴풋이 알고 있다. 종종 진실을 고백할 때가 있다.

자기 보호에 대한 이야기라던지?


또한 이야기 자체에 대한 힌트, 복선은

1부에서 물론 넘치고 넘친다.


그 어머니가 이상한 행동을 했을 때,

그리고 그 이전에 롭슨이라는 친구가 죽었을 때,

선생님과 역사에 대해 토론할 때.


그렇기 때문에 마지막 반전에 이르렀을 때 소설을 끝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1부로 되돌아가게 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줄리언 반스의 구성력이 돋보인다.


문학이란 ''처음-중간-끝' 거기에서 반점 하나도 빠져선 안된다'라는 생각과 일맥상통하는 듯하다.

똑똑한 작가야 역시...




그런데

토니의 변명이 시덥지 않고, 또 듣기 싫기도 했지만..

그래도 내 안에서 상충하고 있는, 토니에 대한 연민의 마음이 있기는 하다.


바로 '책임'이라는 문제에서인데.....

토니가 남긴 그 저주 편지 그대로 베로니카와 에이드리언의 인생이 흘러갔고, 에이드리언의 아들의 인생이 흘러갔지만,

아니 어쩌면 그보다 한 술 더떠서 더 큰 비극을 낳았지만,

그것이 온전히 토니의 책임이라고 볼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어쨌든 베로니카의 엄마를 만나 바람을 피운 건 에이드리언의 선택이 아닌가?

무심코 맞아 죽은 개구리에게 죄는 없지만, 에이드리언은 자기가 직접 돌에 머리를 박은 것이니까...

그래도 사랑한 연인을 가장 사랑한 친구에게 뺏긴 토니의 마음은 이해가 되기 때문이다.

이성을 잃고 저주를 쏟아부었다 한들 그게 실제로 일어날지 어떻게 알았겠는가.

최종적인 책임은 어쨌든 에이드리언에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에이드리언이 그 상황에서 왜 그렇게 빠지게 되었을지, 일기장을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혜성처럼 나타났지만 결국은 사건에서 중요성을 잃은 비운의 일기장....ㅜㅜ)

아... 사랑이란 역시 이성으로는 알 수 없는 일인건가..-ㅅ-



아 물론,

토니에게 일정의 책임은 있다.

바로 둔한 것.

무엇 하나 예민하게 받아들일 줄 모르고, 마음대로 결론을 내버리며, 또 그것이 맞다고 늘 자기 위안하는 그.

그리고 편지 자체도 잊어버리고,

세 명의 친구를 잊고, 베로니카를 잊고, 그렇게 둔하게 살아간 토니의 '무딤' 자체가 미안함을 느껴야할 요인이라고는 생각한다.


그리고 잔인한 것은

토니가 문학의 주인공이 되기엔 거리가 먼, 평범한 사람으로 세팅되어 있듯

대부분의 사람이 그런 '무딤'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나. 나 진짜 무딘데..... ㅎ........ 망......


그러고보면 1부에서 수도없이 던져지는 복선들을 무심코 지나간 뒤에

2부에 가서야 '헐!! 그런거였어??!!!ㅇ_ㅇ??!!'하게 되는 독자들의 '무딤'을 저격하고 있는 소설일 수도 있겠다.




'역사는 부정확한 기억이 불충분한 문서와 만나는 지점에서 빚어지는 확신' 입니다.



거기엔 축적이 있다. 책임이 있다. 그리고 이 모든 것 너머에, 혼란이 있다. 거대한 혼란이.









어제 시험 공부 하는데....

Sylvia Plath 시가 너무 끔찍하고 섬뜩하게 다가왔다.


Death & Co. 중..


Claps sidewise: I am not his yet.

박수치라: 아직 난 그의 것이 아니야.
He tells me how badly I photograph.

그는 내가 얼마나 형편없는지 말하지
He tells me how sweet

그는 아기들이 얼마나 달콤한지
The babies look in their hospital

병원 냉동실에
Icebox, a simple

목언저리

Frill at the neck

심플하니 장식을 단,
Then the flutings of their Ionian

이오니아 음악을 피리 부는,

Death-gowns.

수의 안에

Then two little feet.

두 작은 발.
He does not smile or smoke. 

그는 웃지도 담배를 피지도 않다.



시의 내용은 두 '죽음'에 대한 얘기로... 마치 company에서 계약하러 나온 businessman 같은 느낌의 죽움 둘이 등장한다.

이 부분은 첫번째로 나오는 악마같은 죽음이 하는 말.

죽은 아기의 시체가 얼마나 sweet한지 아느냐고 하는 말이다.


그냥 공부하라고 해도 정신병 옮는 느낌이었을 텐데.... 하루 종일 안좋은 사건에 감정적으로 시달린 후에 보게 되니... 정말 토할 것 같은 느낌이었다.

내 의식의 남은 한톨까지 기빨리는 느낌;; 소르르르름

솔직히 문득문득 정신병 옮는 기분이다..... 리얼리.

정서적으로 시달리게 만드는 것 같아 ㅜㅠㅜ 

냉동실 안에 두 작은 발을 상상해 보라, 서슬퍼런 그 느낌 ........ 


예쁘고 어린 애들이 운명을 달리 하는 걸 보면 신이란게 있나 싶고 야속하고 슬픈건 많은 사람이 공통적으로 생각하겠지만...

그리고 그런 같은 생각을 저렇게 표현할 수 있다는 건 시인으로서 대단한 것 같지만..

하지만 절대 저렇게 쓰고 싶지 않아;;


저런 기괴함에서 역시 플라스라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역설적으로 정말 똑똑했고 예민했던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햄릿에 나오는 대사란다,



OPHELIA

There's rosemary, that's for remembrance; pray,
love, remember: and there is pansies. that's for thoughts.


LAERTES

A document in madness, thoughts and remembrance fitted.



오필리어

여기 로즈메리예요, 나를 기억해달라는 뜻이죠. 오 사랑하는 이여, 기억해주세요.

그리고 이건 팬지. 생각해달라는 뜻이에요.


레어티스

실성해서 하는 말이라지만, 생각과 기억이라니 꼭 들어맞는구나.




셰익스피어로 논문 쓸 줄 알았는데..

수업 들을 때는 좋은데, 수업 자체를 찾아 듣지 않아..

사실 셰익스피어 빡세서 듣고 싶지 않아 ㅠㅠㅜ

그래서 잘 모르게 되어버린.... 그리고 그런 채로 졸업할 것 같다.


영문학과가 셰익스피어를 몰라~~??? 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따지면 영문과는 베오울프도 모르면 안되고, 쵸서도 모르면 안되고...

시드니경.. 스펜서

존 밀튼, 존 던,

허버트?

토마스 무어?

블레이크, 셸리, 워즈워드,

오스틴, 브론테자매

TS엘리엇, 예이츠

에드가 앨런 포,

에밀리디킨슨, 실비아플라스,


천재가 너무 많고, 좋은 작품도 너무 많아서... (하지만 그렇다 하기엔... 최근에 5대 희극도 못외우는 나를 발견)

내가 담기엔 너무 깊고 넓어서.....ㅜㅜ

그래서 점점 잊어가고 있다.

엊그제 배운 것도 잊는 마당에, 남는게 있겠냐마는,

그래도 오래오래 기억하고 싶은데.



셰익스피어 배울 땐 셰익스피어가 너무 좋고, 소넷 하나하나가 너무 명작이고,

시드니경 같은 사람 얘기 들으면 너무 천재 같아서 멋지고,

존 던의 시도 멋지고,,

파라다이스 로스트 읽다보면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고...

블레이크 배울 때도 참 좋아했고..

브론테 자매도 참 흥미롭고

현대시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어렴풋이 느껴지는 그 느낌들이 너무나도 좋았는데


근데 그뿐이고 이제 점점 잊어가는 것만 남은 것 같다.

영문학이 오필리아가 돼서 나를 잊지 마세요 할 판 ㅜㅜㅠ



내 그릇이 너무 작고, 저들이 바다라면

그 바다에 퐁당이라도 빠져볼 걸, 그러지도 못하고..


자소서 쓸 때도 결국 쓸만한 데가 없더라.

계속 담아두고 싶고, 어딘가 쓰고 싶은데.. 인문학은 죽어가는 것일까?ㅜㅜ

무덤가의 로즈마리가 되는 건가 ㅠㅜㅜㅠ

단순히 지식만을 배운 게 아니라, 진짜 '생각하는' 것을 배웠던 시간들인데 ㅠㅜㅠㅜ


배운 것들을 잊지 않기를

Rosemary for Remembrance-




258


There's a certain Slant of light,

Winter Afternoons – 

That oppresses, like the Heft

Of Cathedral Tunes – 

Heavenly Hurt, it gives us –  We can find no scar, But internal difference, Where the Meanings, are –  None may teach it – Any –  'Tis the Seal Despair –  An imperial affliction Sent us of the Air –  When it comes, the Landscape listens –  Shadows – hold their breath –  When it goes, 'tis like the Distance On the look of Death – 


어떤 기울진 빛이 있다

겨울 오후에 -

짓누른다, 대성당

선율의 무게처럼 -


천상의 고통을, 우리에게 주지 -

그러나 상흔은 찾을 수 없는

하지만 의미 있는 곳에 

내부의 변화를 주는, -


누구도 이것을 가르칠 수 없다 - 무엇도 -

이것은 절망 봉인 -

허공에서 보내온

제국의 고통


이것이 올 때, 풍경은 듣고 -

그림자는 - 숨을 멎고 -

이것이 갈 때는, 마치 죽음의 얼굴에 비친

거리감과 같다





빛이 비춘다는데 그 빛에 뭐이리 무게감을 느끼는건지 ㅜㅜㅠ

성당의 종소리에서 뭐이리 무게감을 느끼는건지 ㅠㅜㅠㅜ

Heavenly Hurt가 또 왜그렇게 고통스러운건지 (천국에서 내리는 것인데,)

밖으로는 내색할 수 없지만, internal을 변화시키는 그 hurt와 light...


누구도 알려줄 수 없고, 또 seal로 봉인 된~ 절망으로 봉인된 고통은

또 하필이면 Air 허공에서 왔다.

아무것도 없는 빈 곳에서 오는 저 light은 뭐간디 이렇게 화자를 고통스럽게 하는가 ;ㅅ;


그리고 마지막 연에서 it (light 혹은 despair? 아니면 모두?)이 오면 모든 만물이 긴장하고

it이 가고나면 죽음의 얼굴에 비친 거리감... 그러니까 나랑은 아무 상관 없는 것 같은 그런 얼굴..

멍~한 그런 얼굴일까 그런게 된다니


잘 모르겠다

어쩐지 무섭고 무겁고 우울하고 뉴뉴


내인생이 다 우울해지는 느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야 인생은 원래 우울한건가......

한줄기 빛, 대성당의 선율, 풍경의 귀기울임과 그늘의 숨참기에서 고통을 느끼는 Emily DIckinon이다.







Emily Dickinson




341


After great pain, a formal feeling comes -

The Nerves sit ceremonious, like Tomb -

The stiff Heart questions was it He, that bore,

And Yesterday, or Centuries before?


The Feet, mechanical, go round -

Of Ground, or Air or Ought -

A Wooden way

Regardless grown,

A Quartz contentment, like a stone -


This is the Hour of Lead -

Remembered, if outlived,

As Freezing persons, recollect the Snow -

First - Chill - then Stupor - then the letting go -



엄청난 고통 후에, 차분한 감정들이 온다-

신경들은 무덤처럼 - 차분히 가라앉고

뻑뻑한 심장은 묻는다 그인가? 그 꿰뚫린?

어제인가? 혹은 수세기 전인가?


기계적인 발은 돌아다닌다 -

땅 위를, 혹은 허공을, 어떤 곳인지 -

나무 길인지 어딘지

자라난 돌과 같은

석영오로된 만족감엔 개의치 않고


지금은 납의 시간

살아남는다면, 기억되리,

얼어 죽어가는 사람들이, 그 눈을 기억하듯 -

처음엔 - 냉기 - 그리고 혼미 - 그리곤 놓아줌 -






사실 이 시는 잘 모르겠다.

읽은 에밀리 디킨슨 시 중에 (얼마 되지도 않지만) 가장 모호하고 어려운 느낌이어서...


하지만 '고통'에 대해서는 가장 직접적으로 이야기하는 것 같다.

고통의 단계가 객관적으로 서술된 느낌..

엄청난 고통, 무감각, 마지막에는 letting go

이것도 역시 어떤 한계치를 넘으면 고통에서 해탈을 겪게 된다는 것 같다.


[죽음-----삶] 의 관계에서, 어쩌면 죽음에 가까울 고통이 가해질 때,

최악의 순간에서 급작스레 다른 어딘가로 튀어나가버리는 어떤 상태...

그 현상들은 정말 뭘까 이 전의 시에서 나온 Ecstasy라고밖에 할 수 없을까



그치만... 그렇다고 고통을 겪어보고 싶지는 않다. 절대;;;;;;

물론 어쩔 수 없이 내 의사와는 상관 없이 고통이란 찾아오는 거긴 한데..

그럴 때 나의 태도에 대해서는 생각해보게 한다.

마냥 피하고 고통스러워하기보다 어쨌든 거기서 얻게 될 긍정적(아니 어쩌면 그냥 無)인 무언가를 기다리자고...?ㅅ?





Emily Dickinson



67


Success is counted sweetest

By those who ne'er succeed.

To comprehend a nectar

Requires sorest need.


Not one of all the purple Host

Who took the Flag today

Can tell the definition

So clear of Victory


As he defeated - dying -

On whose forbidden ear

The distant strains of triumph

Burst agonized and clear!



성공은 한번도 성공한 적 없는 자에게

가장 달콤하다.

꿀 맛을 알기 위해선

따가움을 아는 것이 필요하다.


오늘날 승리의 깃발을 쟁취한

어떤 왕가의 주인도

성공에 대해 명확히

정의내릴 수 없다.


그가 패배하고 - 죽어갈 때 -

그의 금지된 귓가에

저 멀리 성공의 승가는

고통스럽고 명확히도 터져나온다.






어찌보면 조금 냉혹하고 무서운 시일지도 모르겠다.ㅜㅜ

형상화되는 이미지들도 전장의 이미지.

에밀리 디킨슨의 삶에 대해 알고 보면.. 왠지 이미지가 들어맞지 않는 것 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더 이 여자는 대체 어떤 생각을 가진 여자였을까가 궁금한 것 ㅋㅋㅋㅋ



'성공은 한번도 성공한 적 없는 자에게 가장 달콤하다'

이것이 바로 화자가 말하고 싶은 바인데, 그걸 당차게도 맨 앞에 위치시켰다.

그리고 밑에는 그 내용에 대해 더 풀어쓰는 식인데...


그렇기 때문에 제목 없는 에밀리 디킨슨의 시들을 구분하고 부를 때,

첫 행만 읊어도 아~ 그거?! 하고 알 수 있게 하는 것 같다.

그 첫 행으로 이미 훌륭한 제목... 확실한 identity를 보여주는 것 같달까?



슬프다. 뭔가.... 그런 말을 하지 않나?

꿈은 꿈일 때 가장 아름답다고.... 대충 그런 의미랑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내 머릿 속에서 상상하고 꿈꿔온 그 승리, 그 도취감, 그 승리!

그러나 진짜 현실에서의 승리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


조금 냉정하지만, 아마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것 같다.

성공? 성공이 뭐냐... 하는 생각이 드는게 이러다 허무주의 빠질 것 같아. 인생무상~.~


또 다른 측면으로는 저멀리 승리의 깃발을 쟁취해서 흥에 겨운 승자들과

한편에 죽어가는 사람들- 그러나 승리는 패자들에게 더 달콤하다라니.

죽는건 싫지만,,,,;

고통, 실패를 알았을 때 비로소 승리, 성공을 안다는 

실패의 순기능을 설명해주기도 하는 것 같다.

이게 참 기분이 좋았다 안좋았다 하게 만드는 시... 들었다 놨따 한다 아주.




어쨌든 이렇게 사소한 삶의 진리를 꼬집어내 공감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에밀리 디킨슨 시의 묘미~~

그리고 자칫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듯... '남자는 적!' '여자인 나는 이렇다!!' 식의 서술이 아니라

전반적인 인간의 진리를 그려내는 식이어서 더 좋다.

여성이라 특별한 것~이 아니라 여성도 인간이다~ 측면이 나는 더 이성적이고 좋..다... 개취...






 

수업 중에 배운 내용을 정리해 보려고 한다.

 

 

 


Emily Dickinson

 


165

 


A Wounded Deer - leaps highest -

I've heard the Hunter tell -

'Tis but the Ecstasy of death -

And then the Brake is still!


The Smitten Rock that gushes!

The trampled Steel that springs!

A Cheek is always redder

Just where the Hectic stings!


Mirth is Mail of Anguish -

In which its Cautious Arm,

Lest anybody spy the blood

And "you're hurt" exclaim!

 


상처입은 사슴이 - 가장 높이 뛴다고 -

사냥꾼에게 들은 적이 있지 -

그건 죽음의 황홀경이겠지 -

그리고선 숲은 고요해진다고!


세게 처진 돌은 물을 뿜어내고!

짓밟힌 강철은 튀어오르고!

뺨은 늘 더 붉어지지

바로 결핵 열이 찔러댈 때에!


즐거움은 괴로움의 갑옷이어서 -

조심스레 무장하는,

누군가 피를 발견해서는

"너 다쳤구나"라고 소리치지 못하게!

 

 


 

Emily Dickinson, 1830-1886

평생을 드러내지 않고 살았던 에밀리 디킨슨, 특히 말년에는 두문불출하였고...

한 번도 책을 출판하거나 발표한 적도 없다. 그럴 생각도 없었을 듯 ;ㅅ;

다만 그녀가 죽은 후, 방에서 발견된 1000여 편이 넘는 시들이 후에 재평가되어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고 한다.

그 당시에, 그것도 여성 시인이 쓴! 에밀리 디킨슨의 시들은... 굉장히 '현대적'이다.

들쭉날쭉 규칙없이 (어쩌면 나름의 규칙이 있을지도) 나타나는 대문자,

그리고 중간중간 어떠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대쉬)'들..

 


밖에 나서지 않아 몰랐지만 어쩌면 그 누구보다도 깊은 생각을 하고 똑똑하고... 또 누구보다 진보적인 생각을 품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자신이 바깥으로 알리지 않아서.. 어떤 생각을 품고 있었을지 추측하는 것조차 어렵지만 그만큼 궁금하고...

사실 좀 아깝기도 하다.

 

 

 

에밀리 디킨슨의 시를 이해하는데 가장 중요한 뽀인트는 Pain! '고통'이다.

 


상처받은 사슴, 세게 친 돌, 짓밟힌 강철 ... 모두 엄청난 고통을 받은 대상인데, 이상하게도 고통이 나은 것은 좌절, 절망이 아니라.... 좀더 높이 뛰고, 물을 뿜고, 튀어 오르는 것이다.

오히려 '희열' '기쁨'에나 어울릴 것 같은 이미지들;;

 


그게 어쩌면 갑옷을 입어 상처입지 않은 척 하려는 방어수단일 수도 있을 것 같다.

누구나 자신의 나약한 면은 보이고 싶지 않은 법이라서....

 


여기서 시인은 이게 좋다, 나쁘다의 가치판단을 한 것 같지는 않고 그렇다는 '사실',

아니 자신의 관찰 결과를 서술한 것 같다.

 

 

 

이런 자기 생각을 소소하게- 그러면서도 정곡을 콱 찌르면서

또 쉬운 언어로 (내용은 심오하고 어렵지만 ㅋㅋ) 써 준 에밀리 디킨슨이 좋다.......... 뜬금사랑고백

 

김연수 작가의 원더보이를 읽었다.

리뷰에 스포 있음.



원더보이

저자
김연수 지음
출판사
문학동네 | 2012-02-08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나는 글을 쓰게 되어 있다, 그렇게 살게 되어 있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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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를 잃는 끔찍한 사고 후, 전국민의 '원더'가 되는 '원더보이'의 이야기로 처음은 시작하는 듯 하다가..

중간중간 드러나는 80년대 사회와 국가, 권력에 대한 비판......

그러다가 어느새는 정훈으로 대표되는 평범한 소년... 아니 평범한 대한민국 국민의 성장소설이다.


첫부분은 판타지적이어서 충분히 흥미로웠고, 하지만 계속해서 소위말하는 초능력자 아이가 자신의 능력을 사용하며

세상에 맞서나갔다면 좀 실망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 '능력'이 없다면 헤쳐나갈 수 없는 세상이라는 생각이 들까봐서.

'능력'으로 부조리한 세상에 맞서고 또 이겼다면.... 주인공이 승리했다는 통쾌함보다는 나는 특별하지 않아 저렇게는 못되겠지 하는 좌절감도 들기 때문에....?


그래서 (사실은 어릴 땐 누구나 가졌던 그 순수함이나... 희망 같은 것들) 그 능력을 어른이 되면 잃는다는 설정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처음 기대한 바와 달라서 오히려 좋았던 케이스.


하지만 중간 부분에 판타지함이 사라지며 암담한 현실을 사실적으로 보여줄 때는 사실 좀 재미가 없...었...더랬다.

그 상황 자체가 답답하고 숨막히고..

그런데 그게 정말 이 땅위에 있었던 '현실' 이었다는 생각을 해보면 섬뜩하고 무섭기는 하다.ㅋㅋ


짧은 소설 속에 그 시절의 모습이 요소요소 담겨있다. 다양한 부조리함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일상 속 진술에 녹아들어 있는데, 작가의 능력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사도 많이 하셨을 것 같고..

그래서 모르는 사람에게 가볍게, 그러면서도 집약적으로 그 시절을 알려줄 수 있는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아마 작가의 욕심만큼 많은 이야기를 담지 못한 것 같다는 점.

결말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얘기가 아니라, 캐릭터나 상황 심지어는 원더보이의 능력에 대해 더 많은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 있었을 텐데 그러지 못한 것 같다는 인상이 든다.

그래서 조금은 읽다가 ...음? 왜? 하고 멈춰서게 되는 부분이 없지않아 있었다.

간결하게 쓰고 싶으셨는지, 선뜻 이해가되지 않는 부분도 있었고.


특히 내가 아쉬운 건 캐릭터에 대한 것.

주인공 정훈과 그 아버지, 그리고 어머니에 대한 것들도 이렇게 마무리하기엔 너무 아까운 측면이 많고,

권대령의 이야기.. 특히 그가 왜 그런 삶을 살게 됐으며 앞으로 어떻게 될지 조금마한 힌트라도 들어보고 싶은 심정이다.

이만기에 대해서도, 희선과 재진 아저씨도... 많은 것들이 생략되거나 잘련간 느낌이 든다.

아마 작가 머릿 속에는 그들에대한 더 많은 이야기와 그림이 그려져 있을 텐데 ㅠㅜㅠㅜ

이렇게 끝내기엔 아쉬운 캐릭터들 ㅜㅜ

특히 희선이랑 재진아저씨였나가 갑자기 응....??? 어??


그리고 분명히, 훈교적인 소설 좋아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별로다 ㅋㅋㅋ

나도 좀 그런건 좋아하지 않지만... 그래도 적절히 판타지적이고, 또 감성이 촉촉해지는 부분들이 많아서 중간중간 쉬어가며 읽을 수 있었다.





좋았던, 혹은 이게 작가의 의도구나 하는 몇 부분들..


"두려움이란 어떤 행동도 하지 않는 걸 뜻합니다.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리는 걸 뜻합니다. 눈이 보지 않고, 귀가 듣지 않고, 입이 말하지 않을 때 우리는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두려ㅝ하지 말라는 건 부정의 문장이 아닙니다. 그건 행동하라는 말입니다. 눈으로 보라는 것이고 귀로 들으라는 것이고 입으로 말하라는 것입니다. 용기를 내라는 말입니다. 일어서라는 말입니다. 아무리 캄캄하고 앞이 보이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신부의 말이었던걸로 기억하는데, 조금은 너무 직접적인 서술같다 ㅋㅋㅋㅋ

하지만 어쨌든 성공적으로 뜻이 전달되는 부분인 것 같아서....ㅋㅋㅋ


"우주에 그토록 별이 많다면, 우리의 밤은 왜 이다지도 어두울까요?    그건 우리가 지구라는 외로운 별에서 살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천문학자들은 우리 은하에 어림잡아 3천억 개의 별들이 있다고 추정합니다. 이중에서 생명체가 살고 있다고 알려진 별은 현재로서는 지구뿐입니다. 그래서 지구는 고독합니다."

'우주에 그토록 별이 많다면, 우리의 밤은 왜 이다지도 어두울까?'라는 질문에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 들었다. ㅇ.ㅇ 헐 그러게? 많은 생각을 하게했던 구문같고, 특히 직접적이지 않아서 기분 좋았던 구절이다. 


"그러므로 1천65억 개 중의 하나라는 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가 아니라,/ 아주 특별하다는 걸 뜻한다./ 그렇다면 혼자라는 이유만으로 지구의 밤이 어두울 수는 없다./ 그건 나의 밤도 마찬가지다."

내 삶에는 온통 특별한 것들 뿐이라는 당연하지만 잊고 사는 진리를 다시 깨우치게 해주는 구절.


"그러므로 결론은 다음과 같습니다.    우리의 밤이 어두운 까닭은 우리의 우주가 아직 젊고 여전히 성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위안이 되기도 했다. 우리의 사회가, 우리의 삶이 어둡다고 느껴진다면 그것은 우리가 아직 젊고 앞으로도 성장해나갈 수 있기 때문이겠다는 희망을 얻을 수 있는 부분이라서 마음에 쏙 든다.





그래서 다 읽은 뒤에 드는 느낌은 이건 정훈이라는 '원더보이'의 성장소설이 아니라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성장을 담은 성장소설이구나하는 생각이었다.

소설 마지막 부분에서 정훈은 완전한 어른이 아니라 아직도 성장하고 있는 청년이듯이, 우리 사회도 아직은 청년이다. 그리고 나도!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 실격을 읽었다.

유명한 책이기에 예전부터 신경이 쓰여왔지만, 도전은 못해보고 있다가 이번 기회에 드디어 읽게 되었다.

 


인간 실격

저자
다자이 오사무 지음
출판사
민음사 | 2012-04-1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오직 순수함만을 갈망하던 여린 심성의 한 젊은이가 인간들의 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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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작품 전반적인 분위기는 .... 우울했다. 전후 작품이구나 싶더라.

어느 나라든 전후 작품이란 우울하고 인간이란, 생명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고뇌하는 경향이 있나보다 ㅠㅜ

 

'인간 실격'이라니~ 주인공은 어찌하여 인간으로 태어났으나 인간으로서 실격이라는 것일까~

사실 주인공의 심리나 사상에 많은 공감은 하지 못하겠더라.

 

우선은 굉장히 왜색짙은 사상이 뿌리깊게 밖혀있는 책이었다. 정사(情死)라든지 자살이라든지...... 우리 정서와 맞지 않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공감하기 조금 힘들었다.

 

 

이 책은 사건보다는 화자의 묘사와 생각, 사고에 더욱 초점이 맞추어진 책이다. 한 아이의 어린 시절부터 마지막 죽음까지를 다룬 이야기로, 그가 겪어 온 사건들이 나열되어 있고... 그 사건 사건을 겪으며 화자가 생각한 것들이 화자의 시점에서 쓰여있다.

 

사실은 좀 소름돋는 책이다~

특히 어린시절의 화자는............... 어떻게 꼬맹이가 이런 생각을 하며 살지 싶을 정도로 소름돋는다.

아이이지만 전혀 아이같지 않다. 마치 어른을 포함한 인간들의 심리를 면밀히 파악하고 그들을 분석하고..

그러면서 인간 본질에 대해 논하고 그런 인간들의 비위를 맞추고 적응해 살고자 '익살'이라는 가면을 쓰고 살아간다.

 

그런데 '익살'의 가면을 쓰고 가는 것이 이 아이만일까.. 우리 모두 '익살'의 가면을 쓰고 살고 있지 않은가~

이렇게 현대 사회, 인간의 본질에 대해 뜨끔하도록 밝혀내고 있기 때문에 '인간 실격'이 많은 이들에게 좋은 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 아닐까.

 

 

 

그런데 이 주인공이 살아 온 충격적인 사건들.. 그리고 그의 시점에서 그려지는 사건의 모습들.

사실 이런 1인칭 주인공의 시점 책을 읽으면.... 화자를 믿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한번쯤 고민하게 되더라.

평범하지 않은 그의 인생을 이렇게 만든 것이 그저 운명 때문이었을까~

주인공은 마치 '인간'들이 괴짜같고 이상하다고 말하지만, 그도 '인간'으로 태어난 것이 아닌가 ㅠㅜ

모두 똑같이 인간으로 태어났는데, 많은 사람들이 인간 사회에 잘 적응하고 살아가는데...

 

자신은 특별한 존재인 양 인간의 본질을 탐구하는 화자... 그러나 인생을 살아가며 그가 보이는 모습은 그저 나약하고 겁많은 또 하나의 '인간'같아서 이다.

그가 서술한 모든 것이... 주인공 자신에게 유리하게 쓴 '변명'같다는 느낌도 들고 말이다.

 

처음엔 인간이라는 종족의 특성을 밝히고 그 이중성을 꼬집는 것도 같지만.... 어쨌든 주인공도 나중에는 처음엔 혐오하던 호리키와 어울리게 되지 않던가.

그 모든 것이 다른 인간들의 탓일까... 광인이 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 아니라, 모두 결국은 자신의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계속해서 주인공에게 꼬이는 여자들... 그 여자들 덕에 꼬여가는 인생은 자신의 잘생긴 외모 때문이 아니라 계속해서 여성들을 만나고 결국에는 "키스해줄까?" 따위의 멘트를 날리는 본인의 탓 아닐까 ㅜㅠ 

 

모든 것을 개인의 탓으로 돌리는 것도 문제가 있지만.. 지나치게 사회의 탓을 하는 것도 솔직히 보기 좋지가 않다.. 좀 꽁-한 느낌.

 

 

 

뭐 아무튼 그런 생각들도 들게 하는 책이었다.

주인공의 끊임없는 탐구 속에 얼핏얼핏 드러나는 잔인하고 냉철한 '인간'의 면모들, 그리고 아닌 척 하지만 남의 탓을 하고 자살이라는 도구로 현실에서 도피하고자 하는 또 다른 '인간'에 대한 면모를 엿볼 수 있는 책이었다.

 

인간 실격, 비록 주인공에게는 공감할 수 없었지만, 읽음을 통해 새로운 생각을 하게되고 여러가지를 깨달을 수 있게 해준 좋은 책이었다.

 

 

 

드림빌더 독서소모임 덕에 오랜....만에 독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굿바이 동물원

저자
강태식 지음
출판사
한겨레출판사 | 2012-07-13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동물원 같은 도시의 삶에 지친 사람들을 위하여!제17회 한겨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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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조금은 만화책 같아 보이는 표지, 고릴라 탈을 쓴 뒷모습.

장난스럽고 가벼운 이야기를 담은 책으로 보였다.

그러나 역시 무서운 것은 가벼운 이야기 속에 담긴 무거운 우리 세상의 모습~

쉽게 읽히면서도 생각할 거리는 정말 많은 책이었다.

 

 

- 동물원?

 

작가는 제목에서부터 이 책이 '동물원'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다룰 것이라고 암시한다. 동물을 다룬다라... 우화 같은 이야기겠거니하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동물원이라면 꿈과 희망의 상징이지 않겠어? 그렇기 때문에 독자들은 쉽게 방심하고 책장을 열게 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인간 사회'를 살아가며 '인간 사회'의 부정적인 면을 발견한다. 끊임없는 경쟁과 배신, 돈이 최고가 된 물질만능주의. 이런 '인간 사회'에서 고통을 맛 본 사람들이 '인간 구실'을 하기 위해 모이는 곳이 바로 '동물원'이라는 공간이다.

 

그런데 이 '동물원'.. 과연 꿈과 희망의 장소일까? 이 책에서 동물원은 그렇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동물원의 이름도 '세렝게티' 동물원이다. 자연인 척 하지만 결국은 인간이 만들어 놓은 인위적 공간 '동물원'. 여기에서 동물원이라는 무대의 역설적인 모습이 극에 달하게 되는 것이다.

 

작품에서 동물원은 여러번 독자를 배신한다. 동물원의 동물들이 사실은 동물의 탈을 쓴 인간들이다. 또한 동물원은 철저한 성과급 체제로 이루어져있어 동물들은 위험한, 혹은 무모한 과제를 성공해야 비로소 '인간 구실'을 할 수 있게 된다.

결국 작품 속에 등장하는 동물원은 인간 사회, 직장을 그대로 옮겨놓은 차가운 '현실 사회'이다.

 

특히 동물원에서 동물로 일한다는 것은 하나의 '서비스업' 종사자가 되는 것에 불과하다. 작품에 언급되었듯 사람들이 동물원에 가는 이유는 자연 그대로의 동물을 만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그들이 바라는 모습의 동물을 보기 위해서이다. 이런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하고자 엄연히 인간인 그들은 동물의 탈을 쓰고 동물을 흉내낸다. 어디서 많이 본 이야기 아닌가...? 이런 모습을 보며 기분이 떨떠름해졌다면 이것이 바로 우리가 사회에서 생활하는 모습이 그러하기 때문일 것이다. 상대가 원하는 나를 연기하는 것... 결국 우리 사회 아닐까.

 

 

- 고릴라?

 

하지만 웬일인지 '인간 사회'를 그대로 투영하는 '동물원'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인간 사회의 부조리함을 자각하고 각자의 해결방법을 모색한다.

 

왜? 무엇이 진짜 인간 사회와 다르기에 그들은 이 사회의 문제점을 깨닫게 되는 것일까?

그건 아무래도 이들 동물들 사이에서 어떠한 유대감과 공감이 존재하기 때문인 것 같다. 그들은 각자의 이유로 진짜 사회에서 분리되었고 인간이면서도 고릴라를 연기했다. 비록 연기이지만 조금이라도 자연과 가까운 삶을 사는 동안 그들 사이에 어떠한 신뢰가 쌓인 것이 아닐까. 혹은 자연 본연의 도리를 회복한 것은 아닐까~

 

실제로 현대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경쟁구도가 동물원에서 일하는 고릴라들에겐 존재하지 않는다. 그 예로 등장인물 조풍년씨가 허리를 다쳤을 때 다른 동료들이 그를 대신해 버튼을 눌러주기도 하였고 또한 만딩고가 동물원을 떠난다고 했을 때 그들은 온갖 방법을 동원해 그를 저지하려 한다.

이러한 모습을 통해 '동물원'이 인간 사회의 매정한 규칙을 가지고는 있지만 그 속에는 진짜 인간 사회와는 다른 어떠한 '정'이 존재했고, 그렇기 때문에 등장인물들이 사회의 부조리함을 깨닫게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해 본다.

 

 

- 콩고?

 

작가가 궁극적으로 제시하는 해결책은 바로 콩고, 즉 자연 상태로 돌아가는 것이다. 조금은 판타지적이지만 진정한 자유를 누리고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곳은 바로 콩고로 설정된 공간이다. 때문에 사회의 쓴 맛과 고독의 정점을 경험한 동물원 사람들은 만딩고의 행복한 모습을 보며 문명사회의 구성원이 되는 것을 포기하고 콩고로 떠나 진짜 동물로서의 삶을 산다.

 

그곳은 돈도 경쟁도 없는 곳으로, '사람 구실'을 하겠다고 아등바등 살 필요가 없다. 그저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동물로의 삶을 살지만 실은 진짜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는 곳이다.

 

하지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콩고로 떠나는 것은 너무나 도피성 짙은 해결방안이라는 것이다...ㅠㅜ

전반적으로 작품 속에서 작가는 현대 사회의 병폐를 잘 짚어냈고 풍자해 놓았는데 궁극적으로 제시한 해결이 너무 초현실적이라 김이 빠졌달까. 사회가 썩어 빠졌다고 모두가 이걸 버리고 떠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어떠한 문제상황에 부딪혔을 때 그것을 포기하기보다는 조금이라도 좋은 방향으로 변화해 나갈 수 있게 방법을 제시하고 노력해 나가는게 좀더 성숙하고 현실적인 대응책이 아닐까.

 

 

- 각자의 결말

 

만딩고는 콩고로 떠난다. 가장 행복한 세계로 묘사되는 자연으로.

하지만 주인공 영수는 동물원에 남는다. 그 둘의 차이점은 뭐였을까, 바로 영수에겐 부양할 부인과 뱃속의 아이가 있다는 점이다. 이런 모습에서 알고는 있지만 떠날 수 없는 나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안타깝기도 하고, 어쩌면 더 현실적이기에 공감이 간다. 아무래도 작가가 영수의 결말을 참 많이 고민했을 것 같다. 어찌됐든 실제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시 이 사회에 남게되지 않을까... 그렇기 때문에 주인공 영수는 동물원에 남게 되는 것으로 끝나지 않을까?

 

특히 그 전까지 영수의 시점에서 서술되던 것이 마지막 부분에서는 전지적인 시점으로 변화하여 세렝게티 동물원의 고릴라를 설명한다. 이러한 시점의 변화를 통해 여기 나오는 영수는 가상의 인물이 아닌, 책을 읽고있는 바로 우리들의 모습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다.

 

그리고 또 다른 등장인물인 조풍년씨는 외상으로 인한 정신문제로 동물원은 그만두지만 동물원과 다를 바 없는 고깃집 영업일을 하게된다. 이번에는 고릴라가 아닌 돼지 탈을 쓰고... 그는 처음부터 인간 서로가 서로를 배신하는 '인간 사회'보다는 상호 신뢰가 있는 '동물원'이 좋다고 이야기한다. 그도 결국은 궁극적인 단계의 자연으로 가지 않고 '동물원'에 머무르는 것을 택한 건 아닐까~

 

가장 의아한 캐릭터는 역시 앤이다. 앤은 결국 공무원 시험에 합격한다. 그녀는 '동물원'에서 다시 '사회'를 택한 것이라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녀는 주인공에게 '영희언니'에 대해 이야기할 때에도 철저히 진실을 숨긴다. 그리고 겉으로는 더이상 영희언니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여전히 무협소설을 읽고 커피의 쓴 맛에 둔감하다. 작품 캐릭터 중 가장 이중적인 모습을 보인다고할까~ 아무래도 그녀는 공무원이 되어 정장을 입고 다시 사회구성원으로 살아가기를 택한 것 같다. 알지만 모르는 척 무덤덤할 수 있는 기술을 연마하며.

 

결말에서 또 아쉬운 점이 있다면~ 영수에게 아이가 생기며 끝난다는 것? 새생명의 잉태와 희망을 꿈꾸는 것...... 사실 조금 식상하달까용

 

 

- 사람구실하며 살기 & 사람답게 살기

 

사람이 태어날 때 어떤 '구실'을 하기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닌데 우리 사회는 돈 못버는 사람들을 무능력한 사람, 사람 구실 못 하는 사람으로 치부한다. 사람이 무엇때문에 세상에 존재하는가? 사람 구실하며 살기 위해? 사람 답게 살기 위해?

 

 

- 사육사

 

더이상 인간을 인간으로 보지 않는 모습.

이러한 모습은 부인과 동물원에 갔을 때를 회상하는 부분에서도 볼 수 있다. '저 동물이 얼마짜린 줄 알아?' 인간보다 돈을 벌어 올 수 있는 상품(동물)의 가치가 우선시 되는 사회 모습의 일면인 것 같다.

 

 

- 돼지엄마와 소생?

 

사실 둘 다 뭔지 잘 모르겠다 ㅠㅜㅠㅜ

이야기하면서 사회에서 동물원, 동물원에서 콩고로 이동을 하는 데에 역할을 한다는 점을 알아냈고....

그리고 또 돼지엄마는 첫인상이 좋았으나 후에 보니 부정적인 사람!이 되었고

소생은 반대로 첫인상은 섬뜩했으나 후에 지나고보니 괜찮은 사람이었다는 것 정도.......

 

특히 돼지엄마는 작품 전체를 통해 계속해서 나오고, 등장인물들을 연결해주기 때문에 중요한 의미가 있을텐데......

gg

 

 

- 여성

 

작품에 나오는 여성들은 모두 부정적인 것 같다.

특히 나는 초반에 주인고의 아내가 참 공감능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했다. 남편과 정서적 교감이 전혀 되지 않고 있단 느낌. 자기만 생각하고 때로는 바보..같기도 하고. 그리고 마지막 부분에 모성애를 통해 (본드에서?) 구원받는다......? 여성=모성애라는 고리타분한 시각에서 나온 발상같다는 생각을 했다.

돼지엄마도, 어쨌든 사회로 돌아간 앤도 긍정적인 캐릭터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남성작가가 가지는 어쩔 수 없는 한계점을 발견한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다.

 

 

- 굿바이 동물원

 

책을 읽으며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우리 세상을 바라보는 작가의 뛰어난 통찰력이었다. 사회에 대한 지대한 관심과 관찰이 빚어낸 것이겠지. 그리고 그것을 교묘~하게 풍자해 나가는 필력. 덕분에 독자들은 책을 통해 '인간 사회'의 부정적인 면들을 와닿게 공감하고 그것들을 깨달아간다. 덕분에 우리는 동물 탈을 쓰지 않아도 '동물원'이라는 공간에 선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콩고'행 티켓을 권하는 소생 앞에 있다. 사회가 썩었다는 것을 알았고 행복의 공간이 존재한다는 것을 안다. 과연 우리는 이 사회와 동물원에게 '굿바이'하고 안녕을 고할 수 있는가?

 

자각, 택할 수 있는 선택지의 나열. 그러나 거기서 그치지 않고 과연 어떤 것을 택할 것인가라는 질문. 이것이 바로 작가가 우리에게 묻는 문제가 아닌가 싶다.

당신은 과연 동물원인 척하는 이 인간원에 안녕을 고할 수 있나요?

 

 

 

 

 

 

 

누구에게나 힘든 시기가 있다.

그럴 땐 괜히 방 안에 처박혀서 혼자만의 세상에 빠져 이런 저런 고민들을 하게 마련이다.

그러다보면 남들은 마냥 행복하기만 한 세상살이에 나만 이렇게 찌질찌질한 삶을 살고 있는 건가 싶은 생각도 드는데.....

이런 경험이야 모두 한번씩 겪어봤을 듯 하다.

 

백석의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 시를 맨 처음 접한 건 물론 고등학생 때였지만

그때는 인생에 대한(?) 그렇게 큰 고민도 없이 살았는지 시가 그다지 와닿지도 않았었다.

오히려 말이 너무 어렵다고 생각했으면 생각했지 공감하지 못했던 듯.

그런데 요 몇년 전 다시 접한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은 왠지 더 마음시리고 깊은 공감이 된다. ㅠㅜㅠ 괜시리 찡하니 맘아픈 시 ㅠㅜㅠㅜ

 

그래서 제일 좋아하는 시 .... 중 하나가 되었다.

 

남신의주(南新義州) 유동(柳洞) 박시봉방(朴時逢方) /백석

 

어느 사이에 나는 아내도 없고, 또,
아내와 같이 살던 집도 없어지고,
그리고 살뜰한 부모며 동생들과도 멀리 떨어져서,
그 어느 바람 세인 쓸쓸한 거리 끝에 헤매이었다.
바로 날도 저물어서,
바람은 더욱 세게 불고, 추위는 점점 더해 오는데,
나는 어느 목수(木手)네 집 헌 삿을 깐,
한 방에 들어서 쥔을 붙이었다.


이리하여 나는 이 습내 나는 춥고, 누긋한 방에서,
낮이나 밤이나 나는 나 혼자도 너무 많은 것같이 생각하며,
딜옹배기에 북덕불이라도 담겨 오면,
이것을 안고 손을 쬐며 재 위에 뜻없이 글자를 쓰기도 하며,
또 문 밖에 나가지두 않구 자리에 누워서,
머리에 손깍지베개를 하고 굴기도 하면서,
나는 내 슬픔이며 어리석음이며를 소처럼 연하여 쌔김질하는 것이었다.
내 가슴이 꽉 메어 올 적이며,
내 눈에 뜨거운 것이 핑 괴일 적이며,
또 내 스스로 화끈 낯이 붉도록 부끄러울 적이며,
나는 내 슬픔과 어리석음에 눌리어 죽을 수밖에 없는 것을 느끼는 것이었다.
그러나 잠시 뒤에 나는 고개를 들어,
허연 문창을 바라보든가 또 눈을 떠서 높은 천정을 쳐다보는 것인데,
이때 나는 내 뜻이며 힘으로, 나를 이끌어가는 것이 힘든 일인 것을 생각하고,
이것들보다 더 크고, 높은 것이 있어서, 나를 마음대로 굴려가는 것을 생각하는 것인데,

이렇게 하여 여러 날이 지나는 동안에,
내 어지러운 마음에는 슬픔이며, 한탄이며, 가라앉을 것은 차츰 앙금이 되어 가라앉고,
외로운 생각만이 드는 때쯤 해서는,
더러 나줏손에 쌀랑쌀랑 싸락눈이 와서 문창을 치기도 하는 때도 있는데,
나는 이런 저녁에는 화로를 더욱 다가 끼며, 무릎을 꿇어보며,
어느 먼 산 뒷옆에 바우섶에 따로 외로이 서서,
어두워 오는데 하이야니 눈을 맞을, 그 마른 잎새에는,
쌀랑쌀랑 소리도 나며 눈을 맞을,
그 드물다는 굳고 정한 갈매나무라는 나무를 생각하는 것이었다.

 

<학풍, 1948. 10>

 

읽고있노라면 화자의 모습이 너무나도 잘 상상된다.

그야 물론 소소한 부분까지 잘 묘사되었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그 모습이 너무나도 나와 닮아있어서인 것 같다.

외로워도 하고, 괜히 이것저것 건들여도 보고, 가끔 눈물이 핑 돌기도 하다가, 또 마침내는 그래 이 모든게 초자연적인 어떤 존재때문일꺼야. 나는 이 세상에 아주 티끌만한 존재겠지.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어. 신께서 나에게 관심이 없는가보지..하며 신을 탓해보기도 하고.................... 뭐 이런 것들이 솔직하게 표현되어있어서 공감을 하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다.

 

누구나 한번쯤은 슬럼프에 빠졌을 때 겪어봤음직한 그런 허허한 느낌.

괜시리 힘들어 진짜 방이든, 마음 속의 방이든 쳐박혀있을 때 방바닥 긁으며 떠오르는 무수한 생각, 생각, 낙심, 후회들.

그런 무기력하게 지낸 경험을 들켜버린 것만 같은 기분이라 부끄러우면서도, 또 나만 그런 것이 아니구나!싶은 안도와 위로감이 드는 시다ㅠㅜ

 

그리고 무엇보다도 감정적으로 가장 밑바닥에 치달았을 때 극적으로 다시 상승해나가는 화자의 모습이 너무나도 멋지다. 그런 화자의 모습을 보면서 그래 나도 이렇게 굳은 생각을 하자하는 생각이 든달까?

그 반전의 모습에서 나도모르게 왈칵-하는 느낌이다.

누구나 겪을 수밖에 없는 외롭고 힘들고 무기력해지는 슬럼프. 그렇지만 마지막에는 나도 '그 드물다는 굳고 정한 갈매나무'를 생각하며 다시 굳게 살아갈 의지를 다졌으면 좋겠다. 여태까지는 그렇게 살아왔는데, 앞으로도 그럴 수 있기를.

 

매번 읽을 때마다 가슴이 벅차고 찡해진다 ㅠㅜㅠㅜㅠㅜ 아 좋다..ㅠㅜㅜㅠ

분명 내가 화자의 힘듦을 읽고 있는건데, 나의 힘듦을 누군가 읽어준 기분이 드는 건 왜일까 ㅠㅜㅠㅜ

이런 힘든 사람이 나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어서, 아니 나보다 더 힘든 누군가도 갈매나무를 생각하며 다시 일어 선다는 것을 알게되어서..?

 

아무튼 공감을 통한 토닥토닥도 되고, 열심히 살아야지!!라는 힘도 주는.... 정말이지 힘이되는 시이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토비 맥과이어 주연

영화 "위대한 개츠비"

2013 5월 개봉예정

 

 

으엉... 피츠제럴드의 소설 위대한개츠비가 영화화 되어 개봉한단다... 

그것도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에 토비 맥과이어 주연으로.............................뙇!

 

소설로 읽은 건 꽤 오래.......까지는 아닌데 하여간 내용이 디테일하게 기억이 잘 안난다 ㅠㅜㅠㅜ

어쨌든 1920년대 급격히 발달한 미국사회, 물질 만능주의와 부도덕함이 팽배해진 사회를 그린 피츠제럴드의 소설 '위대한 개츠비(The Great Gatsby)'.

고전은 죽지않고 다만 리메이크될 뿐(ㅋㅋㅋ)이라서 새롭게 영화화 된다는데~ 기대된다.

 


위대한 개츠비 (2013)

The Great Gatsby 
7.6
감독
바즈 루어만
출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토비 맥과이어, 캐리 멀리건, 조엘 에저튼, 아일라 피셔
정보
로맨스/멜로, 드라마 | 미국, 오스트레일리아 | 142 분 | 2013-05-16

 

소설로 읽었던 것보다 훨!씬! 화려해서 조금..이 아니라 많이 놀랍다.

오히려 판타지 같을 정도로 화려해.......

그리고 개츠비씨 좀더 퉁퉁~하니 아저씨같은 모습 상상했는데 디카프리오라니!! 핳............

미안해요 그런 모습 상상해서... 아니 이정도면 소싯적의 디카프리오보다는 확실이 퉁퉁하게 아저씨같아진건가?ㅜㅠ

어쨌든 아는 소설이 영화화 되는 것은 참 오랜만이라 기대된다.

책에서 상상했던 장면을 어떤 영화기법으로 시각화해 줄지~

그리고 어떻게 재해석하고 표현해줄건지~~ 여러모로 비교하며 보는 재미가 있으니까.

 

사실은 무엇보다도

고전이라서 지금 21세기에 읽기에도, 그리고 1920년대 미국의 이야기라서 거리상으로도 문화상으로도 너무 멀리 떨어진 대한민국에 사는 우리가 읽기에도 그다지 재밌거나 확 와닿을 수 없는 이야기인데

이번 기회에 영화화 되어서 많은 사람들이 쉽고 재미있게 접하게 되었으면 좋겠당.(오지랖)

실은 내가 그게 필요하다 ㅠㅜㅠㅜㅠㅜ 좀더 이해하고 싶은데 뭔지 모를 얇은 막이 작품과 나 사이에 존재하는 듯한 느낌 ㅋㅋㅋㅋㅋ

이건 다른 문화권의 책을 읽을 때는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다 ㅠㅜㅠㅜ

 

 

위대한 개츠비야 워낙 번역본이 많지만.. 내가 읽은 것은 민중출판사에서 나온 위대한 개츠비.


위대한 개츠비

저자
피츠제럴드 지음
출판사
민중출판사 | 2002-12-2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F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 이 작품은 소나기처럼 순수...
가격비교

민중출판사도 맞고, 김선영 옮김도 맞는데 표지가 다르넹~?

집에 있는건 더 귀여운 느낌이다.

일러스트도 그렇고 책 사이즈나 표지도 그렇고 해서 좀 귀여운 내용일 것 같은 풰이크를 치지만........................... 그렇지 않......

 

 

 

 

 

+)썰

피츠제럴드의 작품 중 또 영화화돼서 유명한 작품이 있는데 바로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간다'이다.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2009)

The Curious Case of Benjamin Button 
8.6
감독
데이빗 핀처
출연
브래드 피트, 케이트 블란쳇, 줄리아 오몬드, 폰느 A. 챔버스, 엘리어스 코티스
정보
로맨스/멜로, 판타지 | 미국 | 166 분 | 2009-02-12

이건 책으로 읽어보지 못했는데, 영화가 정말정말 좋더라.

인생에 대해, 죽음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좋은 영화였어 ㅠㅜㅠㅜ

원작은..... 나중에 시간되면 읽어보지요..................ㅎ

 

 

 

 

내가 제일 좋아하는 시........중 하나!

황동규 시인의 '즐거운 편지'

 

 

즐거운 편지

 

                                       - 1 -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 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보리라.
         
                                        - 2 -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버린 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다만 그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뿐이다. 그 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

 

 

 

 

중학교 때 국어 선생님께서 제일 좋아하는 시라고 소개해 주셨던 기억이 있다.

그때에는 내가 시를 이해하기엔 너무 어렸던 것은 아닐까 하고 생각해본다.

독해 능력이 부족했거나 아니면 화자의 마음을 공감하기 위한 감정적 토대가 없었거나.

그니까 그때 나는 너무 꼬맹이었당.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시가 왜 좋은지는 나도 콕찝어 말하지 못하겠다.

그치만 단어 하나하나에 절절하게 새겨진 화자의 그리움, 기다림, 사랑의 마음이 솔직하게 다가와서랄까?

산문이라 얼핏 장황해 보이지만, 그 마음이 어떤 거짓도 꾸밈도 없는 듯한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부분은 화자의 애절한 마음을 마치 아무 것도 아닌 양 반어적으로 표현된 부분들이다.

예를 들면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오랫동안 전해 오던 그 사소함"

짝사랑하는 그 애틋한 마음을 "사소"하다고 표현하다니!!!!!

읽는 사람 마음이 찢어질 수밖에 없다 ㅠㅜㅠㅜ 바브ㅜㅠㅜㅠㅜ 바브양 ㅠㅜㅠㅜㅠㅜ

그리고 "내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이것 역시 반어적이지 않는가?

ㅜㅠㅜㅠㅠ 이 바브 ㅠㅜㅠㅜㅜㅠㅠ

 

아, 그리고 제목 자체도 "'즐거운'편지"

사랑받는 것보다 사랑하는 것이 행복하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역시 반어적인 표현인 것 같다.

 

이런 반어적인 표현들이 오히려 아무렇지 않아하는 화자의 모습이 더 애틋하게 느껴지게 한다 ㅠㅜㅠ

 

 

그리고 또 좋아하는 부분은

"기다림의 자세" 이거다.

ㅠㅜㅠㅜ 멀찌감치 떨어져 기다리고있는 화자의 다부진 마음가짐이 너무 애절하고 멋지잖아 ㅠㅜㅜ

 

 

황동규 시인이 이 시를 쓴 것은 짝사랑하던 누나를 위해서였다고 한다.

아~~~ 어쩐지~~~~ㅠㅜㅜㅜ

 

게다가 더 놀라운 것은...

이 시를 지었을 때 시인의 나이는 18-9살 무렵..

ㅠㅜㅠㅜㅠ 천재셨군요 ㅠㅜㅠㅜㅠ

 

그도 그럴 것이 황동규 시인의 아버지는 '소나기'의 황순원 작가, 딸인 황시내 역시 소설가.....

문학가 집안이더라. 멋지다 왠지..... 쀼잉.

 

 

 

그리고 또 이번에 알게 된 사실인데..

황동규 시인 전공이 영문학이시고.. 무려 영문과 교수님이시네 ㅠㅜㅠㅜㅠㅜ??

으앙 ㅠㅜㅠㅜㅠㅜ 수업 들어보고 싶다.

논문도 꽤 많이 쓰셨고 번역도 몇 개 내셨던데 꼭꼭 찾아 읽어봐야겠다.

 

원래 번역을 잘한다는 것은 그 나라말, 그러니까 외국어를 잘한다는 것이 아니라 우리말을 잘한다는 것이더라.

이렇게 아름다운 우리말 시를 쓰는 사람이 번역한 문학이라니 ㅠㅜㅠㅜ 읽어볼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ㅠㅜㅜ

 

 

 

 

 

결론은 화자의 마음이 단어마다 절절히 묻어있는 황동규 시인의 '즐거운 편지'가 나는 너무 좋다.

읽을 때마다 좋다.

 

 

그밖에도 황동규 시인 시 중에 좋아하는 것이 있다면~ '조그만 사랑 노래'...

 

........ 어쨌든 다 너무 유명한 것들 뿐 ;ㅅ;ㅋㅋ

내가 시를 읽는 깊이가 그렇게 깊지 않기 때문이다 ㅠㅠㅜ

하지만 역으로 생각해서 그만큼 많은 사람들도 공감하는 좋은 시이기 때문에 이 시들이 유명한 것 아니겠어?

 

 

 

 

 

 

The Waste Land - T.S. Eliot

 

April is the cruellest month, breeding
Lilacs out of the dead land, mixing
Memory and desire, stirring
Dull roots with spring rain.
Winter kept us warm, covering
Earth in forgetful snow, feeding
A little life with dried tubers.

 

.....

 

황무지 

 

4월은 잔인한 달, 라일락을

죽은 땅위에 틔우고, 추억과 욕망을

뒤섞고, 칙칙한 뿌리를

봄비로 깨운다.

겨울은 우리를 따뜻하게 해줬지, 망각의 눈으로

대지를 덮고, 마른 땅속줄기로

작은 생명을 먹이며.

 

....

 

 

작년? 재작년? 현대영미시 수업에서 나를 괴롭혔던 T.S.엘리엇의 waste land...ㅋㅋㅋㅋㅋㅋ

거기서 말하던 그 잔인한 4월이 돌아~왔습니다!!!! 와!!!!!!

 

 

수많은 영문학 작품들 가운데서 매우 중요한, 매우 유명한 한 구절이다.

원래 Waste Land는 훠얼~씬 긴데.... 그 중에서 가장 앞 부분의 구절.

 

사실 수업을 (나름) 열심히 들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대체 뭔소리를 하고 있는건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ㅠㅜㅠㅜ (그래 나는 한낱 무지몽매한 학부생에 지나지 않는다 ㅠㅜㅠㅜㅠㅜ)

그래도 이런 나라도 이 구문만은 왠지 조금은 알 것도 같고 좋기도 하다.

 

 

4월, 봄.

모든 만물이 생동하고 다시 부활해야 할 계절이건만 실제로 세상은 그렇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4월은 '잔인한' 달일 수밖에 없다.

 

시절은 라일락을 틔우고 봄비로 이 땅을 깨우려하지만 그러나 어쩌겠는가 이 땅은 '죽은' 땅인걸?ㅠㅜㅠㅜㅠㅜ

 

오히려 '망각의 눈(snow)'로 대지를 덮고 아무 것도 없는 양, 외면하고 살게 해줬던 '겨울'이

4월보다 오히려 '따뜻'할 수 있다는 것이다.

 

 

 

뭐 대충 그런 내용이다....... 아니 그런 내용으로 이해하고 있다.

시에대해 느끼는 느낌과 해석은 서로 다른거니까~

내 느낌은 그렇다구요~

 

 

"4월은 잔인한 달"

나의 청춘 역시 어서 꽃을 틔워야 할텐데, 그렇지 못하고 있어서 참 잔인하다는 생각이 문득 드는 4월이다.

 

 

 

4.19 혁명 때문에 잔인한 달인게 아니었다는.....

영미시의 일부분이었다는~

나도 대학 와서야 알았지만.

 

 

 

 

 

읽은지 꽤 되어서 기억이 가물가물~해져버렸지만ㅠㅜ

최근 책을 많이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해서 최대한 독서 시간을 가지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별로 많~이 읽지는 못하고 있다는 현실 ㅠㅜㅠㅜ 딱히 하는 일도 없는데 말이지.

 

 


데미안

저자
헤르만 헤세 지음
출판사
민음사 | 2009-01-2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독일의 시바벤 지방 카르부에서 출생한 헤르만 헤세는 목사인 부친...
가격비교

 

'데미안'을 택한 이유는 다른 데 있지 않다.

어렸을 때, 사실 그렇게 어리지만은 않았었는데 중학생 때 처음 이 책을 읽었었다.

그때는 그냥 시간이 남았고, 집에 이 책이 있었기 때문. 그리고 어디선가 들어 봄직한 책 제목 때문이었다.

유명한 책이네 ㅇㅇ 하고.

 

그런데 너무너무 재미가 없었다 ㅠㅜㅠㅜㅜㅠ 재미가 없었다기보단 별로 이해가 안 됐었다 ㅠㅠㅜㅜㅠ..

뭐라카노.................... 상태.

그래서 결국 다 못 읽고 접었던 기억이 난다.

그때 친구에게 이 책 재미 없다고 했는데, 그 친구가 어떻게 그럴 수 있냐며, 자기는 이 책 너무 좋아해서 여러번 읽었다고 했던 기억이 난다.

으아.... 지금 생각해보면 나 정말 책 안읽는 애였나보다 ㅠㅜㅠ

'데미안'을 읽기엔 내 수준이 너무 낮았을 뿐이고ㅠㅜㅜㅠ 반면 내 친구 참 수준높은(?) 아이였다.ㅋㅋㅋ

 

다시 읽은 '데미안'은 한 문장 한 문장이 다가오는 정말 좋은 책이었다. 몰라봐서 미안했어.

 

 

'데미안'은 두 차례의 세계대전 중에 쓰인 책이다. 20세기 인류에게 세계대전이란 큰 충격이었다.

기계, 특히 살인하는 기계가 발명된 것이다. 화학무기와 대량 살상 무기를 사용하여 인류는 이제 수많은 인간을 한번에 손쉽게 죽일 수 있게 된 것인데, 이 시대 사람들은 수많은 사람들이 단숨에 너무나도 쉽게 살해되는 광경을 보게된 것이다.

이것은 인권, 인간의 존엄성 등 근대 이후로 인류가 쌓아왔던 인간상에 커다란 상처를 준다.

소중하다고 믿어왔던 수많은 인간의 목숨이 무기 앞에서 한낱 재로 변해가는 것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이것은 큰 충격이었고 그렇기 때문에 세계대전 이후 많은 사람들이 인간이란 무엇인지 끊임없는 고찰을 하게 되고 인간 존재의 가치를 찾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역시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하나의 주제는 '나'에 관한 탐구이다. 화자인 싱클레어가 인생을 살며 계속해서 던지는 질문은 결국 '나'에 대한 질문인 것이다.

이러한 싱클레어의 삶을 바라보면서 독자인 나 역시도 나에 대해서, 인간에 대해서 함께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끊임없는 번뇌를 통해 조금씩 자신을 찾아가며 성장해 가는 싱클레어를 바라보며 조금은 나를 다시 돌아보게 되었고 항상 제자리에 머물러 눈앞에 변해가는 것들에만 목을 매는 나 자신을 반성하게 되기도 하였다. 싱클레어처럼 나도 갈팡질팡 하는 '젊은이'이기 때문일 것이다.

결국 모든 것의 근본적인 원인이자, 결과이자, 무엇보다도 그 본질을 알기 힘든 것은 '나 자신'이다. 동양의 어떤 사상에서 내 안에 우주가 있다고 했던가? 이 작은 몸뚱아리 안에서 수많은 일이 일어나고 있고, 무수한 생각들이 무질서하게 떠다니고 있다.

그런데도 내 안을 들여다보지 않고 바깥의 것을 좇는 것? 바람직한 것은 아니겠지. 나는 아직 나를 모르는 애송이 주제에 성적이니, 취업이니, 돈이며 권력이니 떠들고 있다. 애시당초 나는 지금 내가 무엇을 하고싶고 무엇이 되고싶은지도 모르는 바보가 아닌가?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가장 가까운 것, 그러나 가장 어려운 것이 바로 '나 자신'이 아닐까......

 

 

사실 중학생 때의 나처럼 지금의 나도 '데미안'을 완벽히 이해한 것 같지는 않다. 사실 아직도 아리송한 부분이 너무 많다. 아직은 내 역량이 거기까지인 거겠지. 꼭 다시 한번 언젠가 읽어봐야겠다. 그때는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올 책이 분명하다.

 

 

그밖에 싱클레어로서 헤르만 헤세가 던지는 질문과 생각해 볼 거리들이 너무 많은데.... 다 기억나지도 않고 답을 모르겠는 것이 너무 많아서 줄여야 겠다.

역시 문학은 어려워..........그치만 좋아..............라고 생각하며~

 

 

 

내가 좋았던 몇 부분들 (작품 앞 부분에 치중된 이유는... 뒤에가 세세히 기억나질 않아서 ㅠㅜㅠㅜ 흑흑)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가 중요하고, 영원하고, 신성한 것이다. 그래서 한 사람 한 사람은, 어떻든 살아가면서 자연의 뜻을 실현하고 잇다는 점에서, 경이로우며 충분히 주목할 만한 존재이다.

전쟁에서 파리 목숨보다 못하게 죽어간, 인간의 가치가 떨어진 시대에 위와같은 헤세의 '인간의 소중함'은 꽤나 따듯하게 느껴졌을 것이다. 지금도 그렇다. 인간보다 물질적인 것이 각광받는 시대. 그래서인지 너무나 따듯하게 느껴지는 구절같다. 사실 헤르만 헤세의 문체는 좀 딱딱한 편(?)인 것 같은데 말이다.

 

일찍이 그 어떤 사람도 완전히 자기 자신이 되어본 적은 없었다.

사실 첫번째 것도 그렇고, 모두 서문에 나오는 글귀이다. 서문은 정말 모든 문장 하나하나가 좋다. 이부분만 읽어도 작품 전체에서 하고자 하는 말이 무엇인지 어렴풋이 알 수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가장 기이했던 것은, 그 경계가 서로 닿아 있다는 사실이었다. 두 세계는 얼마나 가까이 함께 있었는지!

'두 세계'라는 것도 생각해 볼 만한, 흥미로운 이야기였다. 어린 싱클레어가 느낀 아버지의 세계라 할 수 있는 밝고 올바른 세계, 그리고 나쁜 세계로 그려지는 다른 세계. 가정의 테두리 안에서 보호받다가 세상이라는 현실로 나온 것이라 할 수 있으려나... 아니면 크면서 자기도 모르게 기존의 것에 반항하게 되는 것이라 해야하나...

그런데 어쨌든 그 두 세계의 경계가 맞닿아 있다는 생각이 조금은 독특했다. 옛 고전을 많이 다루는 영문학을 공부해서인지 아니면 내 개인적인 편견인지는 몰라도 보통 서양은 기본적으로 이분법적인 사고를 기초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 경계가 '서로 닿아 있다'라는 것이 왠지 독특하게 느껴졌달까.

 

 

 

마지막은 제일 유명한 부분으로~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신의 이름은 압락사스.

 

 

졸린 상태에 막 쓰고는 있는데, 내일이나 모레나 하여튼 멀쩡할 때 다시 읽어볼 글은 아닌 것 같다.ㅋㅋㅋㅋㅋㅋ 절대 읽어보지 말자고 다짐......

 

 

잘자요 굳나잇^ㅁ^

 

 

+) 지금은 조지 오웰 1984 읽고있는데... 읽는 중에 결말이 너무 궁금해서 뒤에 먼저 보고.... 충격에 멘붕 와있는 상태 ㅠㅜㅠㅜ 멘붕때문에 진도 안나가고 있다. 책도 엄청 두꺼운데 ㅠㅜㅠㅜㅜㅠ 언제 다읽지ㅠㅜㅜㅠㅜ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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