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인지 모르고 봤다.

레이먼드 카버의 대성당!

 

단편집임에도 불구하고... 갑자기 바뻐져서 시간은 참 오래걸린 듯 ㅠㅜㅜㅜ

하루에 하나씩만 읽어도 12일이면 읽을텐데 그것보다도 더 걸렸다 ;ㅅ; 헿..

 

 

아무튼 단편은 잘 읽어본적 없는데, 개인적으로는 프레시한 느낌을 얻을 수 있었다!

 


대성당

저자
레이먼드 카버 지음
출판사
문학동네 | 2007-12-1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레이먼드 카버의 대표작 『대성당』'헤밍웨이 이후 가장 영향력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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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도 간결한 문체, 하지만 자세한 세부묘사가 돋보였다.

깔끔하지만 깊은 맛!!

게다가 번역은 김연수! 영문과 나오신지 몰랐쟈나여 ㅇㅅaㅇ.

번역의 힘을 믿는 사람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많이 번역해주셨으면 좋겠다.... 아 글도 쓰셔야 하는데...

 

 

아무튼 다시 레이먼드 카버로 돌아와서...

공기를 읽는다는 느낌이 들었고, 시각을 읽는다는 느낌이 들었다. (시간도 아니다, 시각! 아니 시점?)

어떤 사건을 다룬다기 보다는 그 사건의 묘사를 중점으로 한 짧은 이야기들...인데..

 

예를들면 '대성당'은 대성당에서 일어난 사건을 기승전결로 풀어낸 이야기가 아니다.

대성당에 관해 대화하는 한 시점을 표현하는 소설인 것이다.

 

이야기가 아닌 묘사이기 때문에 가끔은 지루하다가도, 어떨 때보면 멋지다 부럽다.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 있었다한들

나같은 사람이라면 그냥 넘어갔을 작은 변화, 작은 움직임조차 놓치지 않고 표현한다.

그렇기 때문에 나와 같은 시간을 산다고 하여도, 나보다 몇 배는 깊게 사고하고 느끼며 살 수 있을 사람....ㅜㅜ

그런점이 부럽다.

같은 시간을 좀더 짙은 농도로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 ㅠㅜㅜ

 

 

깃털들

체프의 집

보존

칸막이 객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

비타민

조심

내가 전화를 거는 곳

기차

굴레

대성당

 

 

모두 읽으면서는 (역시 단편에 익숙치 않은 사람이라) 응?? 그래서? 그게 뭐 어떻게 된건데?? 라는 생각도 했지만......

지나고 보면 여운이 깊게 남는 식이다.

 

 

문을 여는 첫 이야기 '깃털들'은 독특하고 맛깔나서 흥미를 끌고

어떨 때는 슬프기도 하고, 마음도 아프고 하다가

마지막 '대성당'에서는 어떠한 합일을 보고 감동할 수 있었다.

 

 

사실 '대성당'은 어디선가 읽은 기억이 난다?_? 어디서.. 읽었더라.

그런데도 감동적이다.

 

이야기 속에는 수많은 ''와 '그녀'들이 등장하고, 그와 그녀들은 대개 단절되어 있다.

서로 교류하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은 마치 우리들 모습을 보고 있는 것 같았다.

게다가 그들은 어딘가 모르게 결핍되고 모자란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더더욱 나 자신을 보는 것 같아서

콕콕-찔린다.

 

하지만 마침내 '대성당'에서 합일을 이룰 때 오는 감동은..

대성당의 등장인물들뿐만 아니라 어쩌면 단편집에 등장하는 모든 갈팡질팡하는 캐릭터들의 하나됨을 본 것 같은 느낌이다.

따로따로 떨어진 이야기임이 분명한데도

어쩌면 긴 흐름으로 된 장편소설 같은 느낌도 들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 단절된 나 자신이 세상과 합일되는 느낌도 ....ㅋㅋㅋㅋ

 

 

맹인의 손을 잡고 맹인이 보는 것을 볼 수 있게 되는 것.

그것은 아무래도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타인의 손을 잡고 받아들일 때 비로소 그와 교류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다.

다르지 않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직접 손을 맞잡는 것...

참 멋진 소설이었다!

 

 

"평생 대성당을 짓고도 결국 그 완성을 보지 못한 채 죽는다더군. 이보게, 그런 식이라면 우리도 별반 다르지 않은 게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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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수 작가의 원더보이를 읽었다.

리뷰에 스포 있음.



원더보이

저자
김연수 지음
출판사
문학동네 | 2012-02-08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나는 글을 쓰게 되어 있다, 그렇게 살게 되어 있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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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를 잃는 끔찍한 사고 후, 전국민의 '원더'가 되는 '원더보이'의 이야기로 처음은 시작하는 듯 하다가..

중간중간 드러나는 80년대 사회와 국가, 권력에 대한 비판......

그러다가 어느새는 정훈으로 대표되는 평범한 소년... 아니 평범한 대한민국 국민의 성장소설이다.


첫부분은 판타지적이어서 충분히 흥미로웠고, 하지만 계속해서 소위말하는 초능력자 아이가 자신의 능력을 사용하며

세상에 맞서나갔다면 좀 실망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 '능력'이 없다면 헤쳐나갈 수 없는 세상이라는 생각이 들까봐서.

'능력'으로 부조리한 세상에 맞서고 또 이겼다면.... 주인공이 승리했다는 통쾌함보다는 나는 특별하지 않아 저렇게는 못되겠지 하는 좌절감도 들기 때문에....?


그래서 (사실은 어릴 땐 누구나 가졌던 그 순수함이나... 희망 같은 것들) 그 능력을 어른이 되면 잃는다는 설정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처음 기대한 바와 달라서 오히려 좋았던 케이스.


하지만 중간 부분에 판타지함이 사라지며 암담한 현실을 사실적으로 보여줄 때는 사실 좀 재미가 없...었...더랬다.

그 상황 자체가 답답하고 숨막히고..

그런데 그게 정말 이 땅위에 있었던 '현실' 이었다는 생각을 해보면 섬뜩하고 무섭기는 하다.ㅋㅋ


짧은 소설 속에 그 시절의 모습이 요소요소 담겨있다. 다양한 부조리함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일상 속 진술에 녹아들어 있는데, 작가의 능력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사도 많이 하셨을 것 같고..

그래서 모르는 사람에게 가볍게, 그러면서도 집약적으로 그 시절을 알려줄 수 있는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아마 작가의 욕심만큼 많은 이야기를 담지 못한 것 같다는 점.

결말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얘기가 아니라, 캐릭터나 상황 심지어는 원더보이의 능력에 대해 더 많은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 있었을 텐데 그러지 못한 것 같다는 인상이 든다.

그래서 조금은 읽다가 ...음? 왜? 하고 멈춰서게 되는 부분이 없지않아 있었다.

간결하게 쓰고 싶으셨는지, 선뜻 이해가되지 않는 부분도 있었고.


특히 내가 아쉬운 건 캐릭터에 대한 것.

주인공 정훈과 그 아버지, 그리고 어머니에 대한 것들도 이렇게 마무리하기엔 너무 아까운 측면이 많고,

권대령의 이야기.. 특히 그가 왜 그런 삶을 살게 됐으며 앞으로 어떻게 될지 조금마한 힌트라도 들어보고 싶은 심정이다.

이만기에 대해서도, 희선과 재진 아저씨도... 많은 것들이 생략되거나 잘련간 느낌이 든다.

아마 작가 머릿 속에는 그들에대한 더 많은 이야기와 그림이 그려져 있을 텐데 ㅠㅜㅠㅜ

이렇게 끝내기엔 아쉬운 캐릭터들 ㅜㅜ

특히 희선이랑 재진아저씨였나가 갑자기 응....??? 어??


그리고 분명히, 훈교적인 소설 좋아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별로다 ㅋㅋㅋ

나도 좀 그런건 좋아하지 않지만... 그래도 적절히 판타지적이고, 또 감성이 촉촉해지는 부분들이 많아서 중간중간 쉬어가며 읽을 수 있었다.





좋았던, 혹은 이게 작가의 의도구나 하는 몇 부분들..


"두려움이란 어떤 행동도 하지 않는 걸 뜻합니다.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리는 걸 뜻합니다. 눈이 보지 않고, 귀가 듣지 않고, 입이 말하지 않을 때 우리는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두려ㅝ하지 말라는 건 부정의 문장이 아닙니다. 그건 행동하라는 말입니다. 눈으로 보라는 것이고 귀로 들으라는 것이고 입으로 말하라는 것입니다. 용기를 내라는 말입니다. 일어서라는 말입니다. 아무리 캄캄하고 앞이 보이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신부의 말이었던걸로 기억하는데, 조금은 너무 직접적인 서술같다 ㅋㅋㅋㅋ

하지만 어쨌든 성공적으로 뜻이 전달되는 부분인 것 같아서....ㅋㅋㅋ


"우주에 그토록 별이 많다면, 우리의 밤은 왜 이다지도 어두울까요?    그건 우리가 지구라는 외로운 별에서 살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천문학자들은 우리 은하에 어림잡아 3천억 개의 별들이 있다고 추정합니다. 이중에서 생명체가 살고 있다고 알려진 별은 현재로서는 지구뿐입니다. 그래서 지구는 고독합니다."

'우주에 그토록 별이 많다면, 우리의 밤은 왜 이다지도 어두울까?'라는 질문에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 들었다. ㅇ.ㅇ 헐 그러게? 많은 생각을 하게했던 구문같고, 특히 직접적이지 않아서 기분 좋았던 구절이다. 


"그러므로 1천65억 개 중의 하나라는 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가 아니라,/ 아주 특별하다는 걸 뜻한다./ 그렇다면 혼자라는 이유만으로 지구의 밤이 어두울 수는 없다./ 그건 나의 밤도 마찬가지다."

내 삶에는 온통 특별한 것들 뿐이라는 당연하지만 잊고 사는 진리를 다시 깨우치게 해주는 구절.


"그러므로 결론은 다음과 같습니다.    우리의 밤이 어두운 까닭은 우리의 우주가 아직 젊고 여전히 성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위안이 되기도 했다. 우리의 사회가, 우리의 삶이 어둡다고 느껴진다면 그것은 우리가 아직 젊고 앞으로도 성장해나갈 수 있기 때문이겠다는 희망을 얻을 수 있는 부분이라서 마음에 쏙 든다.





그래서 다 읽은 뒤에 드는 느낌은 이건 정훈이라는 '원더보이'의 성장소설이 아니라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성장을 담은 성장소설이구나하는 생각이었다.

소설 마지막 부분에서 정훈은 완전한 어른이 아니라 아직도 성장하고 있는 청년이듯이, 우리 사회도 아직은 청년이다. 그리고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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