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초난강이 무릎팍도사에 출연한다는 소식을 듣기는 했었는데 방송이 오늘인 줄은 모르고 있다가
우연히(?) 마침(?) 보게되었다.
일본 문화에 관심을 가졌던 적이 없었던 것도 아니고, 따라서 초난강과 SMAP이 일본 방송계에서
어떤 무게감을 가진 사람들인지는 익히 알고 있었던 바이기에 초난강편에 대한 기대가 내심 컸다.
그런데 너무나도 기대에 못미치는 방송이었다.

방송에서 계속해서 강호동씨의 입을 통해 지금 여기 나온 사람이  "반도를 사랑한 열도의 톱스타"임이 강조되었지만
그렇다~그렇다~라고 말로만 들었을 뿐이지 과연 그 사람이 일본에서 얼마나 잘 나가는지, 잘 나가기는 하는지, 한국을 왜 좋아하기 됐는지, 진정으로 한국을 좋아하는 것은 맞는지, 아무것도 모르는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전혀 알 수 없는 방송이었다.
애초에 '그렇다고 합니다' 식이 아니라 그 사람에 대한 일화나 혹은 그 사람 입을 통해 직접 듣는 이야기를 통해
이 게스트가 어떤사람인지 시청자가 느낄 수 있는 식이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일본인이라고 하면 속설로 흔히 "겉과 속이 다르다"라고들 한다.
글쎄.. 이런 식으로라면 "톱스타"라는 건 언론플레이가 아닌지,
"한국 사랑"은 홍보를 위한 입바른 소리가 아닌지 시청자는 알 수 없지 않은가?

내가 아는 것이 맞다면 쿠사나기 쯔요시는 자신이 한석규와 닮았다고 생각하여 처음으로 한국에 관심을 가졌었고
자신이 먼저 사무소에 한국 활동을 하겠다고 하였으며
일본이 16강에 진출한 것과 한국이 4강에 진출한 것 중에 어느 것이 더 기쁘냐는 질문에 쉽게 대답하지 못했던 사람이었던 것 같다.

이렇게 좋은 소스와 재료들이 많은데 아무것도 활용하지 못하고 아무런 요리도 만들어내지 못한 느낌이다.
재료만 잘 사용했더라면 시청자는 방송을 게스트에 대해 좀더 피부에 와닿게 느낄 수도 있었을 것이고 웃음도 더 많이 이끌어낼 수 있었을 텐데.
시간이 부족했던 것일까 준비가 부족했던 것일까...

또한 이야기 전개 역시 아무런 스토리도 찾아 볼 수 없었다.
한일 양국의 개그, 문화적 차이, 연극이야기, 살람해요, 차승원씨 이야기, 스맙 멤버들 이야기, 초난강에 대한 이야기......
이런 내용이 중구난방으로 이어지다 보니 어느 주제에서도 게스트에 대한 이해도나 매력은 끌어내지도 못하고 겉만 핥고 지나간 느낌만 든다.

오히려 어떻게 연예인이 됐고 어떤 과정을 통해 어느 위치까지 갔으며 또 왜 한국을 좋아하게 됐고 한국에서 활동하게 돼 이런 연극에까지 출연하게 되었는가를
어느정도 짜임새 있게 구성해 갔다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러기엔 스케쥴이 너무 빡빡했던 것인지,아니면 아직은 공중파에섬 일본어 노래를 틀 수 없는 여러가지 현실적인 문제가 있었던 것인지 모르겠다.
이번 방송분은 그저 긴 시간 녹화한 부분 중에 재밌을만한 부분을 짜집기한 것 같아서. (컨셉 자체가 그런 것이라면 할 말은 없다;ㅅ;)

그리고 토크 초반에 초난강의 '쉬었다'라는 이야기를 하기에 후반부에서 다루려고 하나보다 싶었는데,
이것 역시 아무런 언급없이 지나가더라...
궁금하면 직접 찾아보라는 건가.
전체적으로 중요한 이야기는 'ㅎㅎ그랬죠. 다들 아시죠?'하고 지나가고 부차적인 이야기만 훑고 지나간 듯한 인상이다.
처음 '쉬었다'이야기를 하며 모두 다 이야기 해달라는 강호동씨의 요청은 유명무실...
(민감한 이야기는 초난강이나 사무소 측에서 거부했다고 해도 그렇다면 애초에 사건에대한 언급조차 하지 않았을 꺼라 생각한다.)


깅호동씨의 감각이 떨어졌다고 하는데, 떨어진 것은 작가님이나 피디님의 감각은 아닐런지....
아마 일본 방송인이 한국 공중파에 이렇게 비중있게 나온 것은 거의 최초가 아닐까 싶은데
그런 '최초'라는 타이틀에 너무 누가 되는 방송은 아니었나 싶다.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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