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브리스 카로의 플라스틱 피플을 읽었다.

그냥 단지 프랑스 현대 문학을 읽고 싶어서!

 


플라스틱 피플

저자
파브리스 카로 지음
출판사
브리즈 | 2007-07-23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끊임없이 서로를 속이고 의심하는 이 시대의 창백한 초상을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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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읽고 난 후의 생각은 ... 무엇을 믿어야 하는가? 하는 생각.

 

소설 가득 회색의 도시 색깔이 짙다.

그리고 인간 사이에는 공허함만이 감도는 것 같았다.

 

누구도 믿어선 안될 것 같고, 참이라고 믿었던 것들을 의심하게 만드는 소설이다.

 

조금 찝찝함을 남기는 소설이지만, 재밌기는 했다.

작은... 반전 스러운 면도 있었고. 저 단체는 무엇인가?하는 스릴러같은 느낌도 받았고.

 

 

 

다만 나는, 그렇게 꾸며지고 고용된 인간관계 속에서도 진심은 통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연기였다고 해도 인간 사이에 신뢰를 구축해나갈 수 있는 건 아닐까하는...

조금 나이브해 보일 수도 있겠지만, 인간에 대한 믿음을 놓치고 싶진 않달까???

 

 

 

희곡 작가를 꿈꾸는 주인공 캐릭터답게,

소설은 짤막한 막으로 구성된 듯한 느낌을 준다.

그렇기 때문에 짧은 호흡으로 몰아치며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현대 사회의 문제를 꼬집고 있는 소설, 플라스틱 피플이었다.

 

 

 

문제작 표백을 읽었다.

대충 내용을 전해 들었었는데 역시 문제작은 문제작이다.

 


표백

저자
장강명 지음
출판사
한겨레출판사 | 2011-07-22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세상은 흰색이라고 생각해. 너무 완벽해서 내가 더 보탤 것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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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표백사회에서 살고있는 한 청년으로서, 어느 부분은 처절하게 공감됐고

또 어떤 부분은 너무나도 공감되어서 부정하고 싶기도 한 소설이었다.

 

소설이라기 보다는 에세이 같기도 하고 ....

어찌보면 '이야기' 자체에는 그다지 매력이 있지 않았다.

흥미로운 이야기도 아니었고 뒤가 궁금한 스토리라인은 없었다.

 

하지만 등장인물의 말과 생각 속에서 사회를 꿰뚫어보는 어떤 인사이트가 보이는 듯 했다.

그런 생각을 읽는 것이 즐겁고 또한 어쩔 땐 경악스러운 소설이었다.

 

특히나 정말 가까운 현대의 이야기이고 했지만, 신촌이 배경이었기 때문에 눈 앞에 왠지 상상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었다.

작가 장강명씨가 연세대를 나왔기 때문일까.

평범한 대학생, 평범한 대학가를 배경으로 하였기 때문에 더욱 실감나는 소설.

 

어느정도는 동감한다.

지금 세상은 너무나도 하얗고, 더이상의 변화가 필요하지 않다.

어느새 부턴가 '혁신'이라는 단어가 유행하고 있지만, 사실 우리에게 '혁신'은 필요하지 않다.

안정적인 사회에서 더이상의 '혁신'은 필요하지 않다.

 

아, 오히려 혁신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더욱 더 혁신을 구하는 사회가 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변화의 기준이 낮아진 것도 같다. 더이상 혁명은 필요하지 않아진 사회..

 

이런 사회에서 어떻게 취업하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모르겠다.

사회에 기여하는 사람이 아니라, 완전히 pure한 사회에서 튀지않기 위해 살아야 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지기도 하고...

 

그래도 나는 우리 사회가 어떤 방향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어쩐지 그런 느낌이 든다.

있던 것이 없어지고 엎어지는 것이 아니라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가까워지고 있는 것일 꺼라고 믿는다.

 

세상에 불필요한 사람도 없고, 자살하고 싶지도 않다.

어쨌든 살아서 세상을 냉소하라. 나는 그런 편을 택하겠다.

 

 

 

 

 

 

신경숙의 외딴방을 읽었다.

오랜만에 한국 소설이고, 또 여성 작가의 소설을 읽었다.

 


외딴방

저자
신경숙 지음
출판사
문학동네 | 2014-01-15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문학동네 한국문학전집 발간에 부쳐 한국문학의 ‘새로운 20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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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딴방을 이제와서야 읽어보았다.

 

유려한 문장 덕에 빨려들어갈 듯이 읽을 수 있었다.

그러면서도 독특한 구성...

현재 소설을 쓰고 있는 작가인 '나'와 그 시절의 '나'이자 소설의 주인공인 '나'의 이야기가 번갈아서 나오는데

단순한 구조이면서도 흥미로워서 빠져들 수밖에 없다!

 

진짜 오랜만에 한국 소설을 읽은건데...

역시, 작가의 문장력 만세이다.

국어가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다니~!!

그리고 이렇게나 한국의 정서를 잘 표현할 수 있다니...

 

 

읽는 중간중간 나도모르게 눈물이 핑-도는 순간들을 마주한다 ㅠㅜㅜ

소설 인물 하나하나가 너무나도 안된, 사랑스러운 사람들이어서...ㅜㅜ

 

 

모두 자기 뜻과는 상관 없이 책임을 지고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이다.

개인의 행복을 위해서는 물론이거니와 국가적 사회적 책임을 지고, 희생을 해야만 했던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

 

여섯의 자녀를 기르는 시골의 아버지,

배우지 못한, 딸을 오빠들 밥순이로, 공순이로 보내야 하는 어머니,

장남으로 동생들을 보살펴야 하는, 그 때문에 여자와 헤어질 수밖에 없던 큰오빠,

동생과 집안을 책임져야만 했던 시절의 모든 언니들..

모두가 그 시절 우리 사회를 책임져야만 했던 사람들이다.

 

그래서 아름답고 숭고하기도 하면서도 안타깝다 ㅠㅜㅜ

그렇게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외딴방 한켠으로 외면되어진 사람들.

 

에효 뭐이렇게 눈물 낼 일이 많은 나라에 태어났을까

 

 

 

아무튼 형언할 수 없이 좋은데,,, 나는 너무 졸릴 뿐이고..

짚어야할 부분이 너무 많아서 엄두도 안 날 뿐이고...ㅎㅎㅎㅋㅋㅋ콬ㅎㅋㅎ코코

 

 

 

단편소설인지 모르고 봤다.

레이먼드 카버의 대성당!

 

단편집임에도 불구하고... 갑자기 바뻐져서 시간은 참 오래걸린 듯 ㅠㅜㅜㅜ

하루에 하나씩만 읽어도 12일이면 읽을텐데 그것보다도 더 걸렸다 ;ㅅ; 헿..

 

 

아무튼 단편은 잘 읽어본적 없는데, 개인적으로는 프레시한 느낌을 얻을 수 있었다!

 


대성당

저자
레이먼드 카버 지음
출판사
문학동네 | 2007-12-1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레이먼드 카버의 대표작 『대성당』'헤밍웨이 이후 가장 영향력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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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도 간결한 문체, 하지만 자세한 세부묘사가 돋보였다.

깔끔하지만 깊은 맛!!

게다가 번역은 김연수! 영문과 나오신지 몰랐쟈나여 ㅇㅅaㅇ.

번역의 힘을 믿는 사람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많이 번역해주셨으면 좋겠다.... 아 글도 쓰셔야 하는데...

 

 

아무튼 다시 레이먼드 카버로 돌아와서...

공기를 읽는다는 느낌이 들었고, 시각을 읽는다는 느낌이 들었다. (시간도 아니다, 시각! 아니 시점?)

어떤 사건을 다룬다기 보다는 그 사건의 묘사를 중점으로 한 짧은 이야기들...인데..

 

예를들면 '대성당'은 대성당에서 일어난 사건을 기승전결로 풀어낸 이야기가 아니다.

대성당에 관해 대화하는 한 시점을 표현하는 소설인 것이다.

 

이야기가 아닌 묘사이기 때문에 가끔은 지루하다가도, 어떨 때보면 멋지다 부럽다.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 있었다한들

나같은 사람이라면 그냥 넘어갔을 작은 변화, 작은 움직임조차 놓치지 않고 표현한다.

그렇기 때문에 나와 같은 시간을 산다고 하여도, 나보다 몇 배는 깊게 사고하고 느끼며 살 수 있을 사람....ㅜㅜ

그런점이 부럽다.

같은 시간을 좀더 짙은 농도로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 ㅠㅜㅜ

 

 

깃털들

체프의 집

보존

칸막이 객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

비타민

조심

내가 전화를 거는 곳

기차

굴레

대성당

 

 

모두 읽으면서는 (역시 단편에 익숙치 않은 사람이라) 응?? 그래서? 그게 뭐 어떻게 된건데?? 라는 생각도 했지만......

지나고 보면 여운이 깊게 남는 식이다.

 

 

문을 여는 첫 이야기 '깃털들'은 독특하고 맛깔나서 흥미를 끌고

어떨 때는 슬프기도 하고, 마음도 아프고 하다가

마지막 '대성당'에서는 어떠한 합일을 보고 감동할 수 있었다.

 

 

사실 '대성당'은 어디선가 읽은 기억이 난다?_? 어디서.. 읽었더라.

그런데도 감동적이다.

 

이야기 속에는 수많은 ''와 '그녀'들이 등장하고, 그와 그녀들은 대개 단절되어 있다.

서로 교류하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은 마치 우리들 모습을 보고 있는 것 같았다.

게다가 그들은 어딘가 모르게 결핍되고 모자란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더더욱 나 자신을 보는 것 같아서

콕콕-찔린다.

 

하지만 마침내 '대성당'에서 합일을 이룰 때 오는 감동은..

대성당의 등장인물들뿐만 아니라 어쩌면 단편집에 등장하는 모든 갈팡질팡하는 캐릭터들의 하나됨을 본 것 같은 느낌이다.

따로따로 떨어진 이야기임이 분명한데도

어쩌면 긴 흐름으로 된 장편소설 같은 느낌도 들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 단절된 나 자신이 세상과 합일되는 느낌도 ....ㅋㅋㅋㅋ

 

 

맹인의 손을 잡고 맹인이 보는 것을 볼 수 있게 되는 것.

그것은 아무래도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타인의 손을 잡고 받아들일 때 비로소 그와 교류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다.

다르지 않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직접 손을 맞잡는 것...

참 멋진 소설이었다!

 

 

"평생 대성당을 짓고도 결국 그 완성을 보지 못한 채 죽는다더군. 이보게, 그런 식이라면 우리도 별반 다르지 않은 게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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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언 반스의 맨부커상 수상작,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를 읽었다.

반전이 있는 소설이기 때문에 혹시라도! 읽을 생각이 있다면, 리뷰는 찾아보지 않고 읽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삐용삐용)

...........근데 난 변태같아서 리뷰를 다 읽어보고..... 결말까지 갔지요....

근데 정말 리뷰 몇개.. 하다못해 책 뒤에 추천사 같은 거 읽어보면 100%는 아니어도 반전의 촉이 온다... 주의.....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저자
줄리언 반스 지음
출판사
다산책방 | 2012-03-26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2011 영연방 최고의 문학상 맨부커상 수상작! 영국 문학의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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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결론적으로 이 책의 제목과는 완전히 다르게,

예감은 완전히!!! 틀린다.

예감이 틀리지 않기는 무슨?



다산책방에서 나온 책으로 역자의 말까지 다~해도 267페이지밖에 되지 않는 비교적 짧은 소설이기 때문에

하루 정도 투자하면 읽을 수 있는 책이지만...

그런데 그렇게 쉽게 읽히지는 않는 책인 것 같다.


우선은 사용하는 언어가... 굉장히.... 지적이랄까? 하여간 어렵고 철학적인 투가 많기 때문에...

.....@_@

헿..

영국 꼬맹이들은 다 똑똑한가봉가...@_@ 하게 된다. (하지만 읽어가다보면 아... 허세구나... 싶기도 해진다.)


그리고 또한

특이하게 1부와 2부로 나누어진 구성인데, 2부까지 읽고 나면

다시 1부를 읽어보게 만든다! 그런 책이다.




정말 구성적으로 독특하고 그러면서도 완벽하다는 생각이 든다.

책 뒤편이었나...? 상을 받기엔 너무 짧은 소설이라는 비평에 줄리언 반스는 이 책은 독자로 하여금 다시 읽게 만들기 때문에 300페이지 짜리 소설이라고 반했다고 하는데...

ㅎㅎㅎㅎㅎ 자부심이 넘치시네.

하지만 맞는 말이다.

참~ 똑똑한 작가가 쓴 책이라는 생각이 엄청나게 든다.



책의 주제... 주제라고 할 수 있는 것이 너무 많다.

시간, 역사, 인간, 그리고 책임 정도일까?

아무튼 인생에 대한 깊은 고민을 이끌어내는 소설인데...


그것을 싣고 달리는 '이야기'는 요즘의 실태를 반영한건가 싶게 충격적인 반전(?)으로 흘러간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면에서 평가절하...랄까..... '그래서 반전이 뭐지!!??'만 남기게 되는 느낌도 있고 (반전지향주의..?)

반대로 그런 반전 때문에 그다지 좋은 책은 아닌 것 같기도 하게 느껴지기도 하다.



그리고

잘 읽히지 않는 문장이어서, 혹은 구조를 다시 끼워 맞추기 위해 앞으로 다시 가야한다는 점 말고도

나를 힘들어하게 한 요소가 있다면...


바로 주인공인 토니가.... 정말 짜증나는 부류의 사람이라는 것이다. 정말 초강력 '신뢰할 수 없는 화자'를 만났다.

본인은 본인을 굉장한 통찰력을 가진, 신사 (그래 영국인은 그게 문제야!!!)로 그려내고, 또 우리에게 주입시키고 있지만..

어렴풋이 느껴지는 그의 됨됨이에서...... 상종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라는 냄새가 폴폴 풍겨온다.


1부에 베로니카가 무슨 아버지 손을 탔을 애일지도 모른다고 자기 멋대로 상상하는 부분에서 이미... 역겨워졌는데...;ㅅ;

갈수록..... 야비하고, 비열하고, 거짓의 탈을 쓴 인간임이 느껴져서..

나레이터에게 동의할 수 없어져서 후반부는 정말 힘들었다.


소설에서는 별거 아닌 애피소드로 지나갔지만, 보험사와 일종의 힘겨루기를 할 때.

자랑스럽게 그 이야기를 하는 것이나, 또 그걸 베로니카에게 전략이랍시고 쓰는 것이나..

그런 걸 보면...

참 치졸한 인간상의 비열한 자기 위안서,,,,로 느껴지기도 한다.


아, 그래서 어쩌면 제목인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라는 말이 나레이터인 토니가 하는 말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철저히 자기 보호 본능에서 나온 말...?

어쩌면 나~중에 가서는 '그래 그집 엄마가 좀 이상하긴 하더라니까~ 내 예상이 맞았어' 따위의 말을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기에...




그러고보면

책 속에 모든 힌트가 있는 소설이다.


이런 토니의 인간상도, 본인도 어렴풋이 알고 있다. 종종 진실을 고백할 때가 있다.

자기 보호에 대한 이야기라던지?


또한 이야기 자체에 대한 힌트, 복선은

1부에서 물론 넘치고 넘친다.


그 어머니가 이상한 행동을 했을 때,

그리고 그 이전에 롭슨이라는 친구가 죽었을 때,

선생님과 역사에 대해 토론할 때.


그렇기 때문에 마지막 반전에 이르렀을 때 소설을 끝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1부로 되돌아가게 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줄리언 반스의 구성력이 돋보인다.


문학이란 ''처음-중간-끝' 거기에서 반점 하나도 빠져선 안된다'라는 생각과 일맥상통하는 듯하다.

똑똑한 작가야 역시...




그런데

토니의 변명이 시덥지 않고, 또 듣기 싫기도 했지만..

그래도 내 안에서 상충하고 있는, 토니에 대한 연민의 마음이 있기는 하다.


바로 '책임'이라는 문제에서인데.....

토니가 남긴 그 저주 편지 그대로 베로니카와 에이드리언의 인생이 흘러갔고, 에이드리언의 아들의 인생이 흘러갔지만,

아니 어쩌면 그보다 한 술 더떠서 더 큰 비극을 낳았지만,

그것이 온전히 토니의 책임이라고 볼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어쨌든 베로니카의 엄마를 만나 바람을 피운 건 에이드리언의 선택이 아닌가?

무심코 맞아 죽은 개구리에게 죄는 없지만, 에이드리언은 자기가 직접 돌에 머리를 박은 것이니까...

그래도 사랑한 연인을 가장 사랑한 친구에게 뺏긴 토니의 마음은 이해가 되기 때문이다.

이성을 잃고 저주를 쏟아부었다 한들 그게 실제로 일어날지 어떻게 알았겠는가.

최종적인 책임은 어쨌든 에이드리언에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에이드리언이 그 상황에서 왜 그렇게 빠지게 되었을지, 일기장을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혜성처럼 나타났지만 결국은 사건에서 중요성을 잃은 비운의 일기장....ㅜㅜ)

아... 사랑이란 역시 이성으로는 알 수 없는 일인건가..-ㅅ-



아 물론,

토니에게 일정의 책임은 있다.

바로 둔한 것.

무엇 하나 예민하게 받아들일 줄 모르고, 마음대로 결론을 내버리며, 또 그것이 맞다고 늘 자기 위안하는 그.

그리고 편지 자체도 잊어버리고,

세 명의 친구를 잊고, 베로니카를 잊고, 그렇게 둔하게 살아간 토니의 '무딤' 자체가 미안함을 느껴야할 요인이라고는 생각한다.


그리고 잔인한 것은

토니가 문학의 주인공이 되기엔 거리가 먼, 평범한 사람으로 세팅되어 있듯

대부분의 사람이 그런 '무딤'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나. 나 진짜 무딘데..... ㅎ........ 망......


그러고보면 1부에서 수도없이 던져지는 복선들을 무심코 지나간 뒤에

2부에 가서야 '헐!! 그런거였어??!!!ㅇ_ㅇ??!!'하게 되는 독자들의 '무딤'을 저격하고 있는 소설일 수도 있겠다.




'역사는 부정확한 기억이 불충분한 문서와 만나는 지점에서 빚어지는 확신' 입니다.



거기엔 축적이 있다. 책임이 있다. 그리고 이 모든 것 너머에, 혼란이 있다. 거대한 혼란이.









어제 시험 공부 하는데....

Sylvia Plath 시가 너무 끔찍하고 섬뜩하게 다가왔다.


Death & Co. 중..


Claps sidewise: I am not his yet.

박수치라: 아직 난 그의 것이 아니야.
He tells me how badly I photograph.

그는 내가 얼마나 형편없는지 말하지
He tells me how sweet

그는 아기들이 얼마나 달콤한지
The babies look in their hospital

병원 냉동실에
Icebox, a simple

목언저리

Frill at the neck

심플하니 장식을 단,
Then the flutings of their Ionian

이오니아 음악을 피리 부는,

Death-gowns.

수의 안에

Then two little feet.

두 작은 발.
He does not smile or smoke. 

그는 웃지도 담배를 피지도 않다.



시의 내용은 두 '죽음'에 대한 얘기로... 마치 company에서 계약하러 나온 businessman 같은 느낌의 죽움 둘이 등장한다.

이 부분은 첫번째로 나오는 악마같은 죽음이 하는 말.

죽은 아기의 시체가 얼마나 sweet한지 아느냐고 하는 말이다.


그냥 공부하라고 해도 정신병 옮는 느낌이었을 텐데.... 하루 종일 안좋은 사건에 감정적으로 시달린 후에 보게 되니... 정말 토할 것 같은 느낌이었다.

내 의식의 남은 한톨까지 기빨리는 느낌;; 소르르르름

솔직히 문득문득 정신병 옮는 기분이다..... 리얼리.

정서적으로 시달리게 만드는 것 같아 ㅜㅠㅜ 

냉동실 안에 두 작은 발을 상상해 보라, 서슬퍼런 그 느낌 ........ 


예쁘고 어린 애들이 운명을 달리 하는 걸 보면 신이란게 있나 싶고 야속하고 슬픈건 많은 사람이 공통적으로 생각하겠지만...

그리고 그런 같은 생각을 저렇게 표현할 수 있다는 건 시인으로서 대단한 것 같지만..

하지만 절대 저렇게 쓰고 싶지 않아;;


저런 기괴함에서 역시 플라스라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역설적으로 정말 똑똑했고 예민했던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258


There's a certain Slant of light,

Winter Afternoons – 

That oppresses, like the Heft

Of Cathedral Tunes – 

Heavenly Hurt, it gives us –  We can find no scar, But internal difference, Where the Meanings, are –  None may teach it – Any –  'Tis the Seal Despair –  An imperial affliction Sent us of the Air –  When it comes, the Landscape listens –  Shadows – hold their breath –  When it goes, 'tis like the Distance On the look of Death – 


어떤 기울진 빛이 있다

겨울 오후에 -

짓누른다, 대성당

선율의 무게처럼 -


천상의 고통을, 우리에게 주지 -

그러나 상흔은 찾을 수 없는

하지만 의미 있는 곳에 

내부의 변화를 주는, -


누구도 이것을 가르칠 수 없다 - 무엇도 -

이것은 절망 봉인 -

허공에서 보내온

제국의 고통


이것이 올 때, 풍경은 듣고 -

그림자는 - 숨을 멎고 -

이것이 갈 때는, 마치 죽음의 얼굴에 비친

거리감과 같다





빛이 비춘다는데 그 빛에 뭐이리 무게감을 느끼는건지 ㅜㅜㅠ

성당의 종소리에서 뭐이리 무게감을 느끼는건지 ㅠㅜㅠㅜ

Heavenly Hurt가 또 왜그렇게 고통스러운건지 (천국에서 내리는 것인데,)

밖으로는 내색할 수 없지만, internal을 변화시키는 그 hurt와 light...


누구도 알려줄 수 없고, 또 seal로 봉인 된~ 절망으로 봉인된 고통은

또 하필이면 Air 허공에서 왔다.

아무것도 없는 빈 곳에서 오는 저 light은 뭐간디 이렇게 화자를 고통스럽게 하는가 ;ㅅ;


그리고 마지막 연에서 it (light 혹은 despair? 아니면 모두?)이 오면 모든 만물이 긴장하고

it이 가고나면 죽음의 얼굴에 비친 거리감... 그러니까 나랑은 아무 상관 없는 것 같은 그런 얼굴..

멍~한 그런 얼굴일까 그런게 된다니


잘 모르겠다

어쩐지 무섭고 무겁고 우울하고 뉴뉴


내인생이 다 우울해지는 느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야 인생은 원래 우울한건가......

한줄기 빛, 대성당의 선율, 풍경의 귀기울임과 그늘의 숨참기에서 고통을 느끼는 Emily DIckinon이다.







Emily Dickinson




341


After great pain, a formal feeling comes -

The Nerves sit ceremonious, like Tomb -

The stiff Heart questions was it He, that bore,

And Yesterday, or Centuries before?


The Feet, mechanical, go round -

Of Ground, or Air or Ought -

A Wooden way

Regardless grown,

A Quartz contentment, like a stone -


This is the Hour of Lead -

Remembered, if outlived,

As Freezing persons, recollect the Snow -

First - Chill - then Stupor - then the letting go -



엄청난 고통 후에, 차분한 감정들이 온다-

신경들은 무덤처럼 - 차분히 가라앉고

뻑뻑한 심장은 묻는다 그인가? 그 꿰뚫린?

어제인가? 혹은 수세기 전인가?


기계적인 발은 돌아다닌다 -

땅 위를, 혹은 허공을, 어떤 곳인지 -

나무 길인지 어딘지

자라난 돌과 같은

석영오로된 만족감엔 개의치 않고


지금은 납의 시간

살아남는다면, 기억되리,

얼어 죽어가는 사람들이, 그 눈을 기억하듯 -

처음엔 - 냉기 - 그리고 혼미 - 그리곤 놓아줌 -






사실 이 시는 잘 모르겠다.

읽은 에밀리 디킨슨 시 중에 (얼마 되지도 않지만) 가장 모호하고 어려운 느낌이어서...


하지만 '고통'에 대해서는 가장 직접적으로 이야기하는 것 같다.

고통의 단계가 객관적으로 서술된 느낌..

엄청난 고통, 무감각, 마지막에는 letting go

이것도 역시 어떤 한계치를 넘으면 고통에서 해탈을 겪게 된다는 것 같다.


[죽음-----삶] 의 관계에서, 어쩌면 죽음에 가까울 고통이 가해질 때,

최악의 순간에서 급작스레 다른 어딘가로 튀어나가버리는 어떤 상태...

그 현상들은 정말 뭘까 이 전의 시에서 나온 Ecstasy라고밖에 할 수 없을까



그치만... 그렇다고 고통을 겪어보고 싶지는 않다. 절대;;;;;;

물론 어쩔 수 없이 내 의사와는 상관 없이 고통이란 찾아오는 거긴 한데..

그럴 때 나의 태도에 대해서는 생각해보게 한다.

마냥 피하고 고통스러워하기보다 어쨌든 거기서 얻게 될 긍정적(아니 어쩌면 그냥 無)인 무언가를 기다리자고...?ㅅ?





Emily Dickinson



67


Success is counted sweetest

By those who ne'er succeed.

To comprehend a nectar

Requires sorest need.


Not one of all the purple Host

Who took the Flag today

Can tell the definition

So clear of Victory


As he defeated - dying -

On whose forbidden ear

The distant strains of triumph

Burst agonized and clear!



성공은 한번도 성공한 적 없는 자에게

가장 달콤하다.

꿀 맛을 알기 위해선

따가움을 아는 것이 필요하다.


오늘날 승리의 깃발을 쟁취한

어떤 왕가의 주인도

성공에 대해 명확히

정의내릴 수 없다.


그가 패배하고 - 죽어갈 때 -

그의 금지된 귓가에

저 멀리 성공의 승가는

고통스럽고 명확히도 터져나온다.






어찌보면 조금 냉혹하고 무서운 시일지도 모르겠다.ㅜㅜ

형상화되는 이미지들도 전장의 이미지.

에밀리 디킨슨의 삶에 대해 알고 보면.. 왠지 이미지가 들어맞지 않는 것 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더 이 여자는 대체 어떤 생각을 가진 여자였을까가 궁금한 것 ㅋㅋㅋㅋ



'성공은 한번도 성공한 적 없는 자에게 가장 달콤하다'

이것이 바로 화자가 말하고 싶은 바인데, 그걸 당차게도 맨 앞에 위치시켰다.

그리고 밑에는 그 내용에 대해 더 풀어쓰는 식인데...


그렇기 때문에 제목 없는 에밀리 디킨슨의 시들을 구분하고 부를 때,

첫 행만 읊어도 아~ 그거?! 하고 알 수 있게 하는 것 같다.

그 첫 행으로 이미 훌륭한 제목... 확실한 identity를 보여주는 것 같달까?



슬프다. 뭔가.... 그런 말을 하지 않나?

꿈은 꿈일 때 가장 아름답다고.... 대충 그런 의미랑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내 머릿 속에서 상상하고 꿈꿔온 그 승리, 그 도취감, 그 승리!

그러나 진짜 현실에서의 승리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


조금 냉정하지만, 아마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것 같다.

성공? 성공이 뭐냐... 하는 생각이 드는게 이러다 허무주의 빠질 것 같아. 인생무상~.~


또 다른 측면으로는 저멀리 승리의 깃발을 쟁취해서 흥에 겨운 승자들과

한편에 죽어가는 사람들- 그러나 승리는 패자들에게 더 달콤하다라니.

죽는건 싫지만,,,,;

고통, 실패를 알았을 때 비로소 승리, 성공을 안다는 

실패의 순기능을 설명해주기도 하는 것 같다.

이게 참 기분이 좋았다 안좋았다 하게 만드는 시... 들었다 놨따 한다 아주.




어쨌든 이렇게 사소한 삶의 진리를 꼬집어내 공감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에밀리 디킨슨 시의 묘미~~

그리고 자칫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듯... '남자는 적!' '여자인 나는 이렇다!!' 식의 서술이 아니라

전반적인 인간의 진리를 그려내는 식이어서 더 좋다.

여성이라 특별한 것~이 아니라 여성도 인간이다~ 측면이 나는 더 이성적이고 좋..다... 개취...






 

수업 중에 배운 내용을 정리해 보려고 한다.

 

 

 


Emily Dickinson

 


165

 


A Wounded Deer - leaps highest -

I've heard the Hunter tell -

'Tis but the Ecstasy of death -

And then the Brake is still!


The Smitten Rock that gushes!

The trampled Steel that springs!

A Cheek is always redder

Just where the Hectic stings!


Mirth is Mail of Anguish -

In which its Cautious Arm,

Lest anybody spy the blood

And "you're hurt" exclaim!

 


상처입은 사슴이 - 가장 높이 뛴다고 -

사냥꾼에게 들은 적이 있지 -

그건 죽음의 황홀경이겠지 -

그리고선 숲은 고요해진다고!


세게 처진 돌은 물을 뿜어내고!

짓밟힌 강철은 튀어오르고!

뺨은 늘 더 붉어지지

바로 결핵 열이 찔러댈 때에!


즐거움은 괴로움의 갑옷이어서 -

조심스레 무장하는,

누군가 피를 발견해서는

"너 다쳤구나"라고 소리치지 못하게!

 

 


 

Emily Dickinson, 1830-1886

평생을 드러내지 않고 살았던 에밀리 디킨슨, 특히 말년에는 두문불출하였고...

한 번도 책을 출판하거나 발표한 적도 없다. 그럴 생각도 없었을 듯 ;ㅅ;

다만 그녀가 죽은 후, 방에서 발견된 1000여 편이 넘는 시들이 후에 재평가되어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고 한다.

그 당시에, 그것도 여성 시인이 쓴! 에밀리 디킨슨의 시들은... 굉장히 '현대적'이다.

들쭉날쭉 규칙없이 (어쩌면 나름의 규칙이 있을지도) 나타나는 대문자,

그리고 중간중간 어떠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대쉬)'들..

 


밖에 나서지 않아 몰랐지만 어쩌면 그 누구보다도 깊은 생각을 하고 똑똑하고... 또 누구보다 진보적인 생각을 품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자신이 바깥으로 알리지 않아서.. 어떤 생각을 품고 있었을지 추측하는 것조차 어렵지만 그만큼 궁금하고...

사실 좀 아깝기도 하다.

 

 

 

에밀리 디킨슨의 시를 이해하는데 가장 중요한 뽀인트는 Pain! '고통'이다.

 


상처받은 사슴, 세게 친 돌, 짓밟힌 강철 ... 모두 엄청난 고통을 받은 대상인데, 이상하게도 고통이 나은 것은 좌절, 절망이 아니라.... 좀더 높이 뛰고, 물을 뿜고, 튀어 오르는 것이다.

오히려 '희열' '기쁨'에나 어울릴 것 같은 이미지들;;

 


그게 어쩌면 갑옷을 입어 상처입지 않은 척 하려는 방어수단일 수도 있을 것 같다.

누구나 자신의 나약한 면은 보이고 싶지 않은 법이라서....

 


여기서 시인은 이게 좋다, 나쁘다의 가치판단을 한 것 같지는 않고 그렇다는 '사실',

아니 자신의 관찰 결과를 서술한 것 같다.

 

 

 

이런 자기 생각을 소소하게- 그러면서도 정곡을 콱 찌르면서

또 쉬운 언어로 (내용은 심오하고 어렵지만 ㅋㅋ) 써 준 에밀리 디킨슨이 좋다.......... 뜬금사랑고백

 

김연수 작가의 원더보이를 읽었다.

리뷰에 스포 있음.



원더보이

저자
김연수 지음
출판사
문학동네 | 2012-02-08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나는 글을 쓰게 되어 있다, 그렇게 살게 되어 있는 사람이다....
가격비교



아버지를 잃는 끔찍한 사고 후, 전국민의 '원더'가 되는 '원더보이'의 이야기로 처음은 시작하는 듯 하다가..

중간중간 드러나는 80년대 사회와 국가, 권력에 대한 비판......

그러다가 어느새는 정훈으로 대표되는 평범한 소년... 아니 평범한 대한민국 국민의 성장소설이다.


첫부분은 판타지적이어서 충분히 흥미로웠고, 하지만 계속해서 소위말하는 초능력자 아이가 자신의 능력을 사용하며

세상에 맞서나갔다면 좀 실망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 '능력'이 없다면 헤쳐나갈 수 없는 세상이라는 생각이 들까봐서.

'능력'으로 부조리한 세상에 맞서고 또 이겼다면.... 주인공이 승리했다는 통쾌함보다는 나는 특별하지 않아 저렇게는 못되겠지 하는 좌절감도 들기 때문에....?


그래서 (사실은 어릴 땐 누구나 가졌던 그 순수함이나... 희망 같은 것들) 그 능력을 어른이 되면 잃는다는 설정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처음 기대한 바와 달라서 오히려 좋았던 케이스.


하지만 중간 부분에 판타지함이 사라지며 암담한 현실을 사실적으로 보여줄 때는 사실 좀 재미가 없...었...더랬다.

그 상황 자체가 답답하고 숨막히고..

그런데 그게 정말 이 땅위에 있었던 '현실' 이었다는 생각을 해보면 섬뜩하고 무섭기는 하다.ㅋㅋ


짧은 소설 속에 그 시절의 모습이 요소요소 담겨있다. 다양한 부조리함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일상 속 진술에 녹아들어 있는데, 작가의 능력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사도 많이 하셨을 것 같고..

그래서 모르는 사람에게 가볍게, 그러면서도 집약적으로 그 시절을 알려줄 수 있는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아마 작가의 욕심만큼 많은 이야기를 담지 못한 것 같다는 점.

결말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얘기가 아니라, 캐릭터나 상황 심지어는 원더보이의 능력에 대해 더 많은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 있었을 텐데 그러지 못한 것 같다는 인상이 든다.

그래서 조금은 읽다가 ...음? 왜? 하고 멈춰서게 되는 부분이 없지않아 있었다.

간결하게 쓰고 싶으셨는지, 선뜻 이해가되지 않는 부분도 있었고.


특히 내가 아쉬운 건 캐릭터에 대한 것.

주인공 정훈과 그 아버지, 그리고 어머니에 대한 것들도 이렇게 마무리하기엔 너무 아까운 측면이 많고,

권대령의 이야기.. 특히 그가 왜 그런 삶을 살게 됐으며 앞으로 어떻게 될지 조금마한 힌트라도 들어보고 싶은 심정이다.

이만기에 대해서도, 희선과 재진 아저씨도... 많은 것들이 생략되거나 잘련간 느낌이 든다.

아마 작가 머릿 속에는 그들에대한 더 많은 이야기와 그림이 그려져 있을 텐데 ㅠㅜㅠㅜ

이렇게 끝내기엔 아쉬운 캐릭터들 ㅜㅜ

특히 희선이랑 재진아저씨였나가 갑자기 응....??? 어??


그리고 분명히, 훈교적인 소설 좋아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별로다 ㅋㅋㅋ

나도 좀 그런건 좋아하지 않지만... 그래도 적절히 판타지적이고, 또 감성이 촉촉해지는 부분들이 많아서 중간중간 쉬어가며 읽을 수 있었다.





좋았던, 혹은 이게 작가의 의도구나 하는 몇 부분들..


"두려움이란 어떤 행동도 하지 않는 걸 뜻합니다.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리는 걸 뜻합니다. 눈이 보지 않고, 귀가 듣지 않고, 입이 말하지 않을 때 우리는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두려ㅝ하지 말라는 건 부정의 문장이 아닙니다. 그건 행동하라는 말입니다. 눈으로 보라는 것이고 귀로 들으라는 것이고 입으로 말하라는 것입니다. 용기를 내라는 말입니다. 일어서라는 말입니다. 아무리 캄캄하고 앞이 보이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신부의 말이었던걸로 기억하는데, 조금은 너무 직접적인 서술같다 ㅋㅋㅋㅋ

하지만 어쨌든 성공적으로 뜻이 전달되는 부분인 것 같아서....ㅋㅋㅋ


"우주에 그토록 별이 많다면, 우리의 밤은 왜 이다지도 어두울까요?    그건 우리가 지구라는 외로운 별에서 살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천문학자들은 우리 은하에 어림잡아 3천억 개의 별들이 있다고 추정합니다. 이중에서 생명체가 살고 있다고 알려진 별은 현재로서는 지구뿐입니다. 그래서 지구는 고독합니다."

'우주에 그토록 별이 많다면, 우리의 밤은 왜 이다지도 어두울까?'라는 질문에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 들었다. ㅇ.ㅇ 헐 그러게? 많은 생각을 하게했던 구문같고, 특히 직접적이지 않아서 기분 좋았던 구절이다. 


"그러므로 1천65억 개 중의 하나라는 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가 아니라,/ 아주 특별하다는 걸 뜻한다./ 그렇다면 혼자라는 이유만으로 지구의 밤이 어두울 수는 없다./ 그건 나의 밤도 마찬가지다."

내 삶에는 온통 특별한 것들 뿐이라는 당연하지만 잊고 사는 진리를 다시 깨우치게 해주는 구절.


"그러므로 결론은 다음과 같습니다.    우리의 밤이 어두운 까닭은 우리의 우주가 아직 젊고 여전히 성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위안이 되기도 했다. 우리의 사회가, 우리의 삶이 어둡다고 느껴진다면 그것은 우리가 아직 젊고 앞으로도 성장해나갈 수 있기 때문이겠다는 희망을 얻을 수 있는 부분이라서 마음에 쏙 든다.





그래서 다 읽은 뒤에 드는 느낌은 이건 정훈이라는 '원더보이'의 성장소설이 아니라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성장을 담은 성장소설이구나하는 생각이었다.

소설 마지막 부분에서 정훈은 완전한 어른이 아니라 아직도 성장하고 있는 청년이듯이, 우리 사회도 아직은 청년이다. 그리고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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